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수신금리도 꾸준히 오르면서 정기예금 금리는 5%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행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우대요건을 충족하면 고금리를 주는 등 이색 예·적금 상품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76조2859억원으로 지난달 말(760조5044억원)보다 15조7815억원 증가했다. 하루에 1조원 넘는 자금이 은행으로 몰린 셈이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린 영향이다.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운데 이날 기준 기본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으로, 연 4.65%의 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4.60%다. 대구은행 ‘DGB함께예금’과 산업은행 ‘KDB Hi 정기예금’은 각각 4.50%의 이자를 준다.
1년 만기 적금 중에선 산업은행 ‘KDB드림(Dream) 자유적금’의 기본금리가 연 4.40%로 가장 높다. 농협은행 ‘e-금리우대적금’은 연 4%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고 연 8% 금리의 적금도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매직(Magic) 적금 by 롯데카드’는 최고 연 8.0%의 금리가 적용된다. 기업은행 ‘IBK 탄소제로적금’과 전북은행 ‘JB카드 재테크 적금(정기적립식)’의 경우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하면 각각 최고 연 7.0%, 6.0%의 이자를 준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신규 고객 선착순 10만명을 대상으로 ‘코드K 자유적금’에 최고 연 10% 금리를 적용하는 ‘특별금리 룰렛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에서 신규 가입 후 혜택존 이벤트 페이지에서 특별금리 룰렛을 돌리면 연 5%, 6%, 8%, 10% 총 네 종류 금리 중 하나에 100% 당첨된다.
은행들의 특판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수협은행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특판 중인 'Sh플러스알파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35%의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말 창립 55주년을 맞아 지점 전용 특판 상품인 ‘플러스정기예금’을 출시했다. 6개월 만기 기준 연 4%, 12개월 만기 연 4.3%의 금리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에서는 10%대 금리의 상품이 나왔다. 신협중앙회는 이달 초 현대카드와 연계해 최고 10.0% 금리를 제공하는 ‘플러스정기적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는 연 3.5%로 신협 제휴 현대카드 발급 후 다음 달부터 연속 6개월간 매월 10만원 이상 이용할 시 우대금리 6.0%포인트가 추가된다. 이외 우대요건을 충족할 경우 총 0.5%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대상자는 현대카드를 처음 발급하거나 기존 현대카드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고객이다. 기존 현대카드 무실적 기간이 6개월 이상이거나 현재 현대카드 비회원인 고객도 대상에 포함된다. 가입 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 6개월이다. 만기는 1년이고 월 납입금은 1만원부터 최대 30만원까지다.
이색 예·적금 상품도 눈에 띈다. 광주은행의 경우 창립 54주년을 기념해 최고 연 13.2% 금리를 제공하는 ‘행운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1년 정액적립식이 3.2%, 자유적립식이 2.9%다. 여기에 내년 3월 2일까지 진행되는 이벤트에 당첨될 경우 최고 연 12.9%에서 연 13.2%의 이자를 준다. 고객은 가입 후 처음 도래하는 월요일부터 만기 전까지 매주 월요일에 6개 임의 숫자 조합인 '행운번호'를 배정받는다. 금요일에 행운번호 추첨에서 당첨되면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벤트 기간 동안 총 28회에 걸쳐 540명개의 행운번호가 뽑힌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최고 연 10% 금리를 주는 '웰뱅워킹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1%이고 계약기간에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고 연 8%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100만보 달성 시 1%포인트, 200만보 달성 시 3%포인트, 300만보 달성 시 4%포인트, 400만보 달성 시 6%포인트, 500만보 달성 시 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구조다. 약정기간 내 적금 납입액 6회 이상 웰컴저축은행 보통예금 계좌를 통해 이체 시 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 제공된다. 12개월간 월 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신한카드와 우정사업본부는 최고 연 10%가 넘는 금리의 ‘우체국 신한우정적금’ 상품을 이달 31일까지 판매한다. 기본금리 3.40%에 우대금리 0.45%포인트, 신한카드 이용조건 충족 시 특별리워드 금리 6.60%를 더해 10.45%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년으로 월 납입 한도는 30만원이다. 단, 신한카드 홈페이지나 우정적금 이벤트 페이지와 같은 온라인채널을 통해 신용카드를 신규로 발급받거나 6개월간 신한카드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이 우정적금 가입 월로부터 3개월 이내에 20만원 이상 이용해야 한다.
환경보호를 실천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 중인 ‘아름다운 용기 적금’은 월 5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하는 1년제 적금이다. 기본금리 연 3.10%에 우대금리 1.50%포인트를 더해 최고 4.60%의 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알고 실천하기 서약 ▲비대면 또는 무통장, 디지털창구 신규고객 ▲신한 쏠(SOL)에 다회용기 사용 실천 사진 공유 ▲예금주가 만 65세 이상인 경우에 각각 0.5%포인트다.
우리은행의 ‘우리 으쓱(ESG) 적금’은 정액적립식 적금으로 기본금리 3.60%에 대중교통 이용실적 충족 시 0.4%포인트, 환경보호 실천 운동 달성 시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년, 월 납입 한도는 30만원이다.
반려동물 보호자에 특화한 적금도 있다. KB국민은행의 'KB반려행복적금'은 만기에 따라 기본금리 2.50~3.00%에 최고 연 1.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준다. 반려동물 등록, 고양이나 강아지 미지(유기) 입양, 반려동물 애정 활동으로 산책, 양치, 몸무게 체크 등 10회 이상 등록 시 각각 0.20%포인트 등이다. 이외에 반려동물요금제 이용자, 첫 거래 고객 등에도 금리 우대 혜택이 있다. 월 1만원에서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 가능하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