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6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10만3023대 판매됐다. 반도체 수급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제네시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10만3263대)과 비슷한 판매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가 연초 밝힌 올해 판매목표는 22만대다. 2분기 이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조짐을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전용전기차 GV60 국·내외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오는 4분기 예정된 G90 연식변경 모델에 최초로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이 같은 순항 효자는 우선 내수에서 찾을 수 있다. 제네시스 상반기 국내 판매 가운데 65% 가량인 6만7159대를 내수 판매로 거뒀다. 국내 판매를 이끌고 있는 모델은 대형급 세단 G80이다.
상반기 G80 내수 판매량은 2만4515대로 매월 4000대가 판매됐다. G80은 제네시스 간판 모델이다. 제네시스가 2015년 현대차에서 단독 브랜드로 독립하기 전인 2008년 1세대(BH) 모델이 제네시스 첫 모델로 출시됐다.
현재 시판되는 차량은 2020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이다. 3세대 G80은 제네시스의 디자인 언어 ‘역동적인 우아함’을 전면적으로 적용한 차량이다. 방패 모양의 전면 크레스트 그릴과 그 양 옆으로 두 줄 형태의 쿼드램프가 적용됐다.
이는 제네시스 로고에서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차량을 옆에서 보면 지붕 라인이 곡선 형태로 매끄럽게 떨어진다. 세련된 고급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적용한 디자인 요소로 회사에서는 ‘파라볼릭 라인’이라고 부른다.
G80에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도 존재한다. G80 전동화는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파생전기차 모델이다. 파생전기차임에도 800V 급속 충전 시스템, 차량 220V 전원을 외부에 공급할 수 있는 V2L 등 현대차그룹의 최신 전기차 기술을 제공한다.
▲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SUV 확대는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이 각별히 공들인 결과물이다. 정 회장은 2015년 11월 제네시스 공식 출범 발표회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는 “제네시스는 인간 중심의 진보와 실용적인 혁신이라는 한차원 높은 명차의 기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향후 3년간 스포츠 쿠페형 세단(G70), 대형SUV(GV80), 중형SUV(GV70) 등을 개발해 총 6가지 라인업을 구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출범 후 제네시스 판매실적은 지지부진했다. 2016년 8만7130대, 2017년 7만8589대, 2018년 8만5389대, 2019년 7만7115대 등이다.
기존 G80, G90에 스포츠세단을 지향하는 G70을 추가했지만 국내에서는 고급 스포츠세단을 찾는 수요가 크지 않았다. 주 공략 시장인 해외에서도 독일 럭셔리카에 밀렸다.
제네시스는 SUV 모델이 추가된 2020년 이후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2020년 제네시스 판매량은 13만2352대로 처음으로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부품 수급 이슈로 출시 연기 끝에 나온 GV80이 같은 해 나온 G80과 함께 제네시스 핵심 차량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제네시스 판매량은 20만1415대로 거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특히 5년간 2만대 수준에 그쳤던 수출 판매가 6만대로 3배 가량 뛰었다.
특히 부진을 거듭하던 미국 시장에서 GV70과 GV80 효과로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 두 차량의 미국 소매 판매는 각각 1만735대와 2만316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유럽과 중국 시장에 재진출을 선언하며 시장 확장에 나섰다. 현재 판매량이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현지 맞춤형 차량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내에도 출시한 ‘G70 슈팅 브레이크’가 대표적이다. 슈팅 브레이크는 유럽 사냥용 마차라는 의미다. 넉넉한 적재공간을 갖춰 현지에서 인기 높은 해치백 차량이다.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에도 선제적으로 대처한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비전 설명 발표회에서 “2025년 모든 신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만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