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퇴직연금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고객 이탈을 막고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5대 시중은행의 수익률 제고와 서비스 차별화, 상품 경쟁력 확보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은 퇴직연금 고객과 수익률 관리 차별화를 위해 전문가 맞춤 상담과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통한 채널 다양화에도 속도를 낸다.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3조8500억원 증가해 은행권 적립금 순증 1위를 달성했다. 이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 평균인 2조3637억원(12.0%)의 두 배 수준이다.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20%가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익률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확정급여형(DB) 수익률 1.40%, 확정기여형(DC) 수익률 1.09%를 기록하며 은행권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DB 수익률 1위(1.36%), DC 수익률 1위(2.12%), IRP 수익률 1위(2.72%)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성과의 비결로 수익률 관리 시스템으로 상품 수익률을 면밀히 관리하고, 다양한 상품 출시로 투자 수요를 충족한 점을 꼽는다.
또 같은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장지수 펀드(ETF)’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하나은행의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를 통해 퇴직연금 자산을 ETF, 예금, 펀드 등으로 손쉽게 리밸런싱(재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ETF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추가 수수료도 없다.
올해 들어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퇴직연금 고객을 위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원금보전추구형 주가연계채권(ELB) 상품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고객관리 서비스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9년 3월 영업점 퇴직연금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퇴직연금OP (operation)센터를 신설했다. 같은해 5월에는 본점에서 보다 세밀한 고객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퇴직연금 전용 손님관리센터를 오픈했다. 이 센터에선 일대일 맞춤 자산관리 및 수익률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 초에는 모바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DT손님관리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퇴직연금 베테랑 직원들과 MZ 세대 직원들이 짝을 이뤄 고객들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퇴직연금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디지털 연금닥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가입한 퇴직연금 자산에 대한 진단과 함께 전문가 수준의 맞춤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꾸준히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 도입 등 퇴직연금 제도 변화에도 대응한다. 투자상품을 활용한 자산 배분으로 퇴직연금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과 수익률 제고를 꾀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결을 통한 연계 서비스로 업무 편의성도 높인다.
특히 하나은행은 디폴트옵션과 관련해 퇴직연금 상품을 투자성향에 따라 나누고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3단계의 투자성향에 대해 2개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최저위험 투자성향에 대해선 1개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예정이다.
각각의 포트폴리오는 원리금보장상품과 투자상품인 TDF(Target Date Fund)와 BF(Balanced Fund)를 활용해 구성한다. 중장기 투자 기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는 투자 목표 하에 가입자가 이해하기 쉬운 투자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은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혼선이 예상되지만 고객 눈높이에 맞춘 사용자 중심의 환경과 하나은행에 특화된 자산관리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의 가치 증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