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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Q칼럼] 시이불견의 사계(四季) :: 베어마켓인가?!

황인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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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6-07 05:00 최종수정 : 2022-08-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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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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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증시는 무슨 계절인가?' 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생각하며 사계를 떠올린다. 300년 전 만들어진 비발디의 '사계'는 바이올린 협주곡이지만, 요즘의 출퇴근길에 전파로 듣게 되는 곡은 소녀시대 태연의 '사계'이다. 하긴 '왜 불러'라는 노래의 가수가 누구인 지를 물었을 때 '디바'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송창식'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이어짐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현재와 그 다음의 계절에 대한 순서에 절대적인 믿음이 있다. 환절기마다 제일 많이 듣는 인사말이 '감기 조심하세요'이다. 계절의 바뀌는 아침 저녁의 일교차에 잘 대응하라는 말씀이다.

금융시장 특히 증시에도 사계가 있다. 침체된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유동성이 공급되고 금리가 낮아지는 금융장세의 봄, 그 결과를 기업의 매출과 이익 등의 호전된 모습으로 보여주는 실적장세의 여름, 풀린 유동성을 미래를 위해 다시 거두어 들이거나 긴축이 이루어지면서 생기는 역금융장세의 가을, 그 결과로 연착륙 혹은 경착륙이 이루어지는 역실적장세의 겨울이 그것이다. '겨울'은 금리·실적·주가 모두 하락하는 구간이다. 역금융장세가 ‘이상적인 매도시점’이라면 역실적장세는 ‘현실적인 매도시점’이 된다. 뜨거운 맛을 보고 정신을 차린다는 뜻이 된다. 편집된 아래의 표가 참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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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정석, 대박의 상식'(황Q의 최근 졸저)의 차원에서 전달하려 하는 맥락은 우라카미 구니오의 자본시장의 '사계'에 대한 것이다. 우라카미 구니오(浦上邦雄)는 '주식 4계절론을 정립한 분석가'로 1949년 일본 니코증권에 입사한 후 주식과 인연을 맺은 이다. 한 세대 전 모 경제신문사의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에서 본격 소개된 바 있는 그의 15가지 투자원칙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기사에서 옮겨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어디선가 한 번씩은 다 들어 본 것이지만, 고전 특히 클래식은 세월이 흘러도 그 울림은 여전하다.

△ 전문가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며 또 철저히 지킨다 △ 큰 수익을 내기보다는 실수를 줄여야 하듯 리스크를 관리하라 △ 금리와 기업 실적, 주가는 늘 연동돼 움직인다 △ 보고서를 읽되 판단은 전적으로 본인이 하라 △ 금리인하처럼 증권가 최대호재는 경기부양책이다 △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매입하면 꼭지를 잡을 수 있다 △ 천정에서의 매각은 거의 불가능하니 시그널을 잘 챙겨라 △ 영향력이 큰 기관투자가의 동향파악은 필수다 △ 양극화 장세의 대안으로 해외 분산투자를 시도하라 △ 테마주 보단 선도주에 올라타는 게 가장 좋다 △ 맹목적인 무시보단 차트로부터 도움도 받아라 △ 박스권에선 투자심리와 역행하는 게 정답이다 △ 분산투자보단 집중투자가 좋다 △ 아닌 것은 버려가며 늘 최선의 우랑주만 사라 △ 성장주 장기투자는 주식투자의 왕도다

아침 저녁의 온도/습도와 사람의 옷차림, 혹은 달력을 통해 대충 이 즈음이 무슨 계절인지를 감지한다. 계절의 변화를 갑자기 느끼는 경우는 그 계절이 너무도 짧게 지나갔거나, 그 계절의 특징적인 현상을 잘 못 보고 건너 뛰었다고 느낄 때이다. 마음이 거기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심부재언/시이불견/청이불문 -대학-)고 했다. 환절기의 일교차는 모두가 매일 감지가 가능하다. 증시의 계절은 간단하게는 지수와 거래량(거래대금)으로, 조금 더 나아가면 증시주변자금(고객예탁금,회전율,미수금,신용잔고,증권담보대출잔고,선물예수금,수익증권,MMF 등)과 금리/통화량의 수준으로 감지된다. 증시가 경기를 앞서가는 바로미터이긴 하지만 사계의 어디쯤인 지는 지나가서야 보인다. 하루의 급락과 다음 날의 급등은 롤러코스터나 바이킹 기구의 어지럼증을 일으키고, 시장참가자의 조적 증세와 울적 증세는 극명하게 쏠림으로 나타난다.

시장 속에 묻혀 지내는 '선수'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손실이 나도) 쉽게 시장을 떠나지 못한다. 현금화된 투자금의 갈 곳이 마뜩찮기 때문이기도 한다. 베어마켓에서도 잠시 잠시 랠리는 일어난다. 먼저 고점에서 20% 이상 내려왔다면 조정이 아닌 추세하락이라고 인정을 하고 침체국면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뒤늦은 인정이 대응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락의 추세는 하루이던 한 주간이던 '전강후약'이 쌓이면서 모양을 갖추게 된다. 주식의 보유 비중과 기간이 작고 짧을 수록 번민의 강도는 약해진다. 매수하면 당장 급반등이 올 것이라는 '지금'의 기대감에 오버슈팅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속해야 한다. 총알을 소진하게 하는 갭 상승시의 초조함과 하락시의 먹음직한 주가 수준에 대한 조바심을 경계해야 한다. 쉽지 않다.

추세는 계절의 변화처럼 소리없이 온다. 증시가 반 년 정도 경기선행지수로서 작동하듯이, 돌고 도는 증시에서는 '한발 앞서 찜‘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가 증시의 사계에서 어디쯤에 위치하는 지 진단함에 따라 선행적으로 대응하는 전략과 전술의 방식이 나온다. 당장에 즐기는 소문난 맛집의 비결중 하나가 '제철음식을 먹자'하는 것이고, 잘 나가는 프로 정리러들이 늘상 얘기하는 것은 '계절 바뀌기 전에 옷장 정리를 하자'임을 기억하자. 하나는 당장의 끼니를 해결하되 과식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절을 준비하며 옷장의 일부를 비워야 하는 것이다. 회계연도와 조직이 바뀔 때는 전면적인 (회계의) 물갈이 '빅배쓰(Big Bath)'를 위한 매매가 이루어 지기도 한다.

[황Q칼럼] 시이불견의 사계(四季) :: 베어마켓인가?!

황인환 이에스플랜잇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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