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분양경기실사지수 전망 / 자료=건설산업연구원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12월 말까지만 해도 전남 광양시 한 곳뿐이던 전국 미분양지역은 올해 3월 말 기준 6곳으로 늘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5개월 연속으로 늘어나는 한편, 분양 물량이 쏟아진 대구에서는 1군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마저 고배를 마시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제66차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공고에 따르면 ▲강원 평창군 ▲충북 음성군 ▲충남 아산시 ▲경북 경주시 ▲경북 포항시(북구 학잠동,항구동 제외) ▲경남 사천시 등 6곳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주택(분양보증 발급예정인 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업부지를 매입(매매, 경·공매, 교환 등 일체 취득행위)하고자 하는 경우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2만5254호로 집계됐으며, 전월 2만1727호 대비 16.2%(3527호) 증가했다. 지난해 2월 1만5786호와 비교해도 1만호가량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은 2318호로 전월(1325호) 대비 74.9%(993호) 증가했으며, 지방은 2만2936호로 전월(2만402호) 대비 12.4%(2534호) 늘었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미분양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기도 했다.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대구에서 분양됐던 단지들이 모두 미달로 남으며 고전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푸르지오와 롯데캐슬 등 검증된 1군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들도 선을 보였지만, 이들조차 예외 없이 미달 세대가 발생했다. 지난 1월 분양된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와 2월 분양된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등이 모두 청약 미달됐다.
대구 분양시장의 한파는 최근 4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난 공급에서 기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18년 2만4667가구에서 2019년 2만9103가구, 2020년 3만1241가구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도 약 3만여 가구가 분양을 알렸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추산한 올해 3월 기준 대구의 분양시장 전망지수 또한 53.8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서울과 경기 등의 분양경기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서울과 경기의 분양경기 전망지수는 서울 89.7, 경기 87.8로 지난달보다 각각 4.9p, 14.2p씩 상승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층들과 투자층 모두 ‘옥석 가리기’에 열을 올리며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부동산에서도 결국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수요와 공급이고, 인구 절반 이상이 모여 사는 서울·수도권은 당분간 현상유지나 경쟁률 심화가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지방부터 시작된 미분양 바람이 서서히 경기나 인천 외곽으로 타고 올라올 가능성도 있어 분양시장 양극화 가능성도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분양 경기에 대한 인식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지역별 편차가 나타나는 가운데 분양가격은 상승전망이 유지되는 상황으로, 면밀한 시장진단을 기반으로 한 분양시기 점검 및 적정 분양가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