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격적인 인사로 80년생 CEO 시대를 연 네이버가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신임 대표를 필두로 이사회가 대폭 교체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경영 전면 쇄신’을 약속한 네이버가 올해 이사회를 통해 ‘리더십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기준 네이버는 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절반이 사임 또는 임기 만료에 해당한다. 당초 네이버 이사진은 총 7명이었으나,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등 논란으로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퇴하면서 6인 체제로 변경됐다. 한성숙 대표도 임기가 2년 남았지만, 관련 사항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오는 3월 14일 열릴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만일 이 안건들이 가결된다면, 올해 네이버 이사회는 기타비상무이사인 변대규 의장을 비롯해 사내이사 2인, 4인의 사외이사 등 7인 체제로 돌아간다.
최수연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한국금융DB
최 내정자가 지난 2005년 네이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을 당시 채 부사장이 홍보실 조직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최 내정자는 퇴사 후 법조인의 길을 걷다 채 부사장의 권유로 네이버에 재입사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채 부사장은 지난 2000년에 합류한 네이버의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20년간 네이버에서 홍보, 대외정책, 마케팅 등을 담당해왔다. 채 부사장은 최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자리에서 물러난 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웹툰컴퍼니, 네이버랩스, 네이버제이허브 등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채 부사장이 최 신임 대표 내정자를 도와 네이버의 주요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채선주 후보는 네이버의 다양한 내외의 이해관계자들을 균형 있는 거버넌스 하에서 성공적으로 조율했고, 네이버의 대내외를 연결하는 소통의 책임자로서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네이버 이미지 형성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와 IT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네이버의 ESG 책임 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채 부사장이 ESG위원회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내이사인 한 대표가 물러나면서 ESG위원회 내 사내이사 자리가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한 대표의 후임인 최 내정자가 합류할 가능성도 있지만, 채 부사장이 ESG 관련 업무를 맡을 것으로 공표된 만큼, ESG 위원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SG위원회는 지난 2020년 10월 이사회 결의로 설치된 조직이다. 해당 조직은 전사 ESG 추진 사항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을 수행하고, 환경·사회적 지속가능성 기반의 비즈니스 아이템을 발굴한다. 또 관련 투자의사 결정, 기후변화 대응 전략 및 방향성을 수립하고 대외에 ESG 정보공시 및 커뮤니케이션 등을 수행한다.
네이버 이사회 현황(2021년 9월 기준). 자료=네이버
이미지 확대보기신규 사외이사에는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노 후보자에 대해 “후보자는 법조 분야에서 다양하고 깊은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특히 상법, 자본시장법, 기업지배구조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진적인 거버넌스 체계 수립을 위한 조언과 함께 안건 심의 시 법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이사회의 역할을 제고하고 회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천 사유를 밝혔다.
이사회 절반이 교체되지만, 이사회 의장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변대규 의장의 임기가 아직 1년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임기·겸직 제한이 없어 내년에 재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네이버 이사회 예상도.
이미지 확대보기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