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주택사업은 수익성이 높아 건설업계의 전통적인 캐시카우로 분류됐다. 지난해 주택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던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은 모두 연결기준으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대내외 변화로 인해 주택사업을 둘러싼 전망이 예년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건설업계의 경우 알루미늄·레미콘 등 수입 비중이 높던 원자재들의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움직임은 물론, 유럽 천연가스 공급 차질 우려까지 빚어지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연평균 기준 2020년 대비 2021년 광물종합지수(KOMIS 기준)는 61.1%, 국제곡물 가격지수(DJ Commodity Grains 기준)는 45.3%, 유가는 7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초 가격 역시 3개월 전과 비교해 광물종합지수는 24.5%, 국제곡물 가격지수는 13.6%, 유가는 6.8% 상승하며 2022년 들어서도 원자재가격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구리, 니켈, 아연, 알루미늄, 주석을 비롯한 비철금속 국제가격은 최근 10년 내 최고점을 상회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건설현장에서 거푸집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폼(알폼)’의 재료로, 공사에서 빠져서는 안될 필수적인 자재 중 하나다.
NICE신용평가는 건설업 전망에 대해 “완성품 인도가 장기간 소요되는 수주산업이며, 통상 매출단가는 수주 또는 착공 초기 결정됨에 따라 후판·봉형강·철근·강관 가격 등의 원가 상승 분의 전가가 용이하지 않다”고 진단하는 한편, “해운, 주택 분양 경기가 양호함에 따라, 신조선, 신규 분양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는 점은 수익성 저하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주택사업 전망이 밝아지면 원가상승분을 충당해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자료에 따르면 전국 HSSI 전망치는 전월대비 4.7포인트(p) 하락한 71.5로 나타났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매달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분양경기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는 의미이고, 100을 넘지 못하면 그 반대다.
주산연은 "지난해 상반기의 분양시장 호황이 본격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인식이 증가했다"며 "지역별 수급 상황에 따라 추세적 시장흐름을 유지하는 지역과 부정적 인식이 뚜렷해지는 지역으로 분양경기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사이 꾸준한 오름세였던 집값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일 발표한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64%는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공인중개사의 63%는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집값 전망에 대해 “(집값이) 조정국면에 들어간다면 지표보다 체감경기는 나쁠 수 있다”며 “단지별 수요 차이, 특히 다주택자의 보유 선호도에 따라 주택매매가격이 다소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