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소비자보호를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선불충전금에 대한 보호 장치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14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코나아이, NHN페이코의 지난해말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1조145억7737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924억8833만원 증가했다.
5개 전금업체의 첫 공시된 지난해 3월 선불충전금 총잔액은 8220억8904만원으로 카카오페이가 3211억1700만원, 코나아이가 3205억5800만원을 기록하면서 약 40%씩 차지했다.
총잔액은 지난해말까지 23.41% 증가했으며 코나아이가 4140억2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잔액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가 3841억5000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토스는 1157억9650만원을, 네이버파이낸셜은 913억9085만원을 기록했다.
5개 전금업체 중 네이버파이낸셜의 잔액이 지난해 1분기 대비 63.24%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토스는 23억2608만원 감소하면서 유일하게 잔액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선불충전금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쿠페이 등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교통요금과 상거래 대금을 지급하거나 송금할 수 있도록 선불금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가리키며, 간편결제와 송금 이용 확대의 지속으로 전체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금액과 건수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5590억원으로 지난 2020년 하반기 대비 621억원 증가했으며 간편송금 서비스는 4819억원으로 916억원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선불전자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6247억원을 기록해 1206억원 증가했다.
전자금융업자는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불충전금을 고유자산과 분리해 은행 등 외부기관에 50% 이상을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한 매 분기말 기준으로 선불충전금 규모와 신탁내역, 지급보증보험 가입여부 등을 공시해야 한다.
지난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 사태’ 발생으로 공적규제가 어려운 회색지대의 영역이 드러나면서 선불충전금 보호를 위해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을 의무화하는 전금법 개정안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 선불충전금의 외부예치 의무화와 고객의 우선변제권 신설, 약 1000만원의 고객별 1일 총 이용한도 신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선불충전금의 보호를 위해 예탁금을 고유 재산과 구분해 은행 등 외부 금융회사에 신탁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지난 2020년 11월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지급 결제 권한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대치하고 있어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전금법 개정안에서 금융결제원 등을 핀테크·빅테크의 외부 청산기관으로 삼고, 이를 금융위가 허가·감독·규제 권한을 갖는 내용이 포함돼 기존 한은의 금결원·지급결제 관할권이 금융위로 넘어가게 되면서 협의가 장기화되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