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 속에서도 대주주 변경 리스크로 동양생명, ABL생명은 교체 가능성이 있다. KB금융지주는 이미 허정수 대표가 물러나고 이환주 KB금융 CFO가 새 대표로 낙점됐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뉴 삼성’ 기조로 세대교체가 예상됐던 전영묵닫기전영묵기사 모아보기 삼성생명 사장이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됐다.
생보업계 CEO는 주로 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전반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으나 생보업계는 내년 킥스(K-ICS) 시행, 2023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제도 도입으로 보험회사 수익성 계산법이 완전히 뒤바뀌면서 연륜이 있는 기존 CEO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신문이 주요 생명보험사 CEO를 분석한 결과, 생명보험 CEO들은 보험사 경력, 자산운용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많았다.
특히 출신이나 지역보다는 CEO가 사원부터 시작해 사장으로 승진하는 경우, 타사 출신이지만 임원부터 경력을 쌓고 CEO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 자산운용·전략 경력 다수…합병 안정화
주요 생보사 CEO들은 대부분 보험사 경영에서 중요한 자산운용, 전략, 영업 부문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대부분 생보 CEO들은 내부 사원부터 시작해 자산운용 경력을 갖췄거나 증권사, 외부 금융 전문가 등이 많았다.
이번에 유임이 결정된 전영묵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사원부터 시작해 CEO 올랐다. 전영묵 사장은 주로 자산운용 경력을 갖추고 있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자산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 약 2년간에는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맡아 생애주기펀드(TDF), 연금상품 등 신상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승주닫기여승주기사 모아보기 한화생명 사장은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보를 거쳐 2004년 대한생명보험 재정팀장, 2011년 대한생명보험 전략기획실, 2017년 한화생명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 1년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로 금융투자 경력을 갖추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윤열현 사장, 편정범 사장도 교보생명에 입사해 CEO에 올랐다. 윤열현 사장은 영업에, 편정범 사장은 영업, 교육, 전략기획 중심 보직을 지냈다.
윤열현 사장은 1982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계양지점 지점장, 마포지점 지점장, 신영업지원팀 팀장, 강서지역본부 본부장, 강남지역본부 본부장, 마케팅담당 부사장, FP채널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편정범 사장은 정착지원팀 팀장, 영업교육팀 팀장, 교육 담당 임원, 채널지원 담당 임원, 전략기획담당, 채널담당 부사장 등을 거쳤다.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사장 내정자도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을 거쳤다.
변재상 사장은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 본부장,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리테일사업부 대표를 지낸 후 미래에셋생명 사장으로 2년간 재직하다 미래에셋대우를 거쳐 2019년 미래에셋생명을 이끌고 있다.
김재식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부문 대표를 지낸 뒤 2017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재직, PCA생명 합병을 주도했다. 김 사장은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뒤 지난 11월 다시 미래에셋생명 관리총괄로 돌아왔다.
외부출신이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아 CEO에 영입된 경우도 있다. 성대규닫기성대규기사 모아보기 신한라이프 사장은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 금융위원회 보험과 과장, 은행과 과장 등을 거쳐 보험개발원장을 거친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성대규 사장은 신한생명 사장으로 오렌지라이프와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미 내부 조직 안정화를 위해 신한라이프 성대규 사장은 ‘2+1’ 관행을 깨고 2년 더 임기를 받았다. 성대규 사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마쳤지만 내부 화학적통합 과제를 안고 있다.
합병 후 화학적통합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2년 임기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성대규 사장은 보험사 신사업 분야인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 출범, 베트남 법인 영업 개시도 진행해야 한다.
임기 중인 민기식닫기민기식기사 모아보기 푸르덴셜생명 사장도 향후 KB생명, 푸르덴셜생명 안정적 합병을 위해 영입된 전문가다. 민기식 사장은 PCA생명, DGB생명 대표까지 지내 중소형사 보험사 경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에서 임원도 지내 내부 사정에 밝은 점도 KB생명 합병 지휘자로 유리하다.
박춘원 흥국생명 사장은 삼성화재 출신이지만 태광그룹 금융계열사 고려저축은행, 흥국생명 부사장 등을 거쳐 대표까지 오른 보험전문가다.
◇ 대주주 리스크 전문경영인 강화·디지털 대응 임원 세대교체
경기 불확실성, IFRS17 2023년 시행, 2022년 킥스(K-ICS) 도입 등으로 생보업계는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카카오페이디지털손해보험사 출범, 코로나19로 비대면화가 빨라지고 있어 디지털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CEO는 유임을, 임원은 성과 중심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삼성생명은 40대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번에 발탁된 박준규 부사장은 46세로 41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IMF 파견근무, 기획재정부 국제기구과장을 거쳐 삼성생명 전략투자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화생명도 올해 외부 출신 2명을 임원으로 영입했다. 한화생명은 경영전략실장에 AT커니 대표, PWC스트래티지앤드 대표를 역임한 하상우 부사장을 선임했다. 경영전략실 담당 임원으로는 금융위원회 서기관 출신인 이한샘 상무를 영입했다.
교보생명은 대주주인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법적 소송에 대응하고 있어 올해 디지털 담당에 편정범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했다.
윤열현 사장은 신창재 회장이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소송에 대응하는 동안 안정적으로 교보생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는 마이데이터 시행 등으로 디지털화 원년이 예상되고 있어 디지털 담당 편정범 사장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에 따라 최철웅 KDB생명 사장 거취도 달라질 수있다.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JC파트너스는 영업부문, 관리부문에 각각 오승원 현 MG손보 영업부문 사장, 신승현닫기신승현기사 모아보기 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를 내정한 상태였으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계속 늦어지면서 내부 사정에 밝은 최철웅 대표에 임기 1년을 부여, CEO에 선임했다.
최철웅 대표는 1950년생으로 제17회 행정고시를 합격해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한국세무사 상근부회장을 거쳐 2018년부터 2년간 KDB생명 감사를 역임했다.
KB생명은 보험업계에서 CEO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3연임에 성공한 허정수 대표가 물러나고 이환주 KB금융지주 CFO가 대표이사에 낙점됐다. 이환주 대표 후보는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상무, 지주 CFO를 거친 재무통이다. IFRS17 도입으로 내재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가치 제고를 위한 신상품 개발, 수익성 강화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김인석 하나생명 사장은 연임이 점쳐지지만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임으로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그 자리에 오를 경우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김인석 사장은 하나은행 기업사업본부 전무, 하나은행 중앙영업2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기업금융과 영업부문에 경력을 쌓았다.
3연임을 했던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 시예저치앙 ABL생명 사장은 대주주 리스크 변수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은 동양생명 부사장 등을 거쳐 공동대표를 지내다 단독대표로 동양생명을 이끌고 있다. 시예저치앙 사장은 로이즈재보험중국유한회사 부총경리, 미국신리보험중국유한회사 총경리 등을 지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