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추진한 금융정책 성과와 향후계획 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사진=금융위원회
이미지 확대보기고 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세종청사에서 영상회의 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 서민 실수요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4분기 신규취급 전세대출을 가계부채 총량관리에서 제외했던 것처럼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도 총량관리 대상에서 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출상황에 따라 중금리·정책서민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한도에서 빼주거나 총량한도에 적용되는 비율을 낮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대출 확대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꽉 막혔던 서민 실수요자 대출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 위원장은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소득층, 영세 자영업자와 같은 취약계층의 피해 경로와 지원 수요를 세심히 고려해 서민금융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내년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올해보다 3조원 많은 35조원, 정책서민대출은 4000억원 많은 10조원대로 높여 잡았다.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는 4~5%대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큰 폭 확대된 가계부채 증가세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단계적 정상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실물경제상황, 금융시장 동향 등을 종합 감안하여 탄력적으로 조정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량관리를 기반으로 하되 체계적인 시스템관리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체계적인 시스템관리가 시행돼 총량관리 목표를 확정하더라도 올해보다는 유연한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내년 금융권 가계부채 총량관리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해서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며 “인터넷 은행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도 확대되도록 지속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3월 예정된 금융권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 종료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에 대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에 따른 급격한 상환 부담 완화, 채무조정 등과 관련한 섬세한 연착륙 방안 마련에 이미 착수했다”며 “금융권, 관계기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금융정책이 정상화의 변곡점에 서 있는 상황에서 금융산업에 대한 종합 점검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내년도 금융정책 정상화가 본격 추진되는 만큼 현재화될 수 있는 각종 위험요소에 대해 금융권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있는지 건전성‧유동성‧수익성 등의 측면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금융권이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인해 누증된 금융리스크를 완화하고 정상화 과정에서 견고한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외에도 비대면‧모바일 금융의 확산과 디지털‧그린 등 차세대 새로운 산업 분야의 자금흐름 확대를 통한 실물회복과 경제성장 지원, 서민‧취약계층,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등 포용금융 강화와 금융소비자‧투자자 보호 내실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심예린 기자 yr04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