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보증 기관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에 따른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이미지 확대보기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2022년 금융위원회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이 운영 중인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운용배수는 지난해 8.8배에서 올해 말 46.1배로 불었다. 내년 말에는 281.5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운용배수는 보증잔액을 기본재산으로 나눈 값으로, 일반보증 운용배수가 지난해 10배, 올해 11.2배, 내년 12.4배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큰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신용보증기금의 소상공인 위탁보증 기본재산은 3734억원, 보증잔액은 3조2689억원으로 운용배수가 8.8배를 보였다. 올해 말 기본재산은 2029억원이 줄었고, 보증잔액은 반대로 9조3473억원까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운용배수는 46.1배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정부가 지난해 5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고자 시중은행을 통해 10조원을 대출하기로 한 지원책이다.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에 7600억원 보증재원을 출연하면, 신용보증기금이 시중은행에 보증을 제공하는 구조다. 지금까지 집행된 대출 잔액은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이에 관해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일반보증과 구분해 별도 계정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신속한 지원 과정에서 보증잔액이 크게 증가했고, 국가 회계기준에 따라 예상 손실을 보증 충당부채로 적립해 순자산이 줄어들다 보니 운용배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탁보증 리스크 관리를 위해 소상공인의 폐업을 예방하고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비금융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며 “해당 상품의 위험량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부실 확산 방지를 위한 전사적 대응체계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높은 수준의 소상공인 위탁보증 운용배수와 달리 전체 운용배수의 경우에는 내년 기준으로 재정건전성 유지가 가능한 12.5배 이내를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운용배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2023년에는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 집행돼 내년에 상환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용준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은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관한 신속한 지원을 위해 현장조사를 미실시하는 등 심사 기준을 완화했다”며 “이에 따라 일반보증 대비 부실 발생 위험이 높은데,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해 부실 증가 예방을 위한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의 햇살론17 대위변제액의 금액과 비중 역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을 위해 보증을 제공했는데, 상환 받지 못해 대신 대출을 갚아줘야 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 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이 불가피한 최저 신용자에게 자금 지원하는 ‘햇살론17’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769억원에서 올해 10월 기준(215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대위변제율도 같은 기간 5.5%에서 12.8%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대위변제액은 전체 대출에서 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에 대신 갚아달라고 요청한 금액을 말한다. 즉, 대출금 전체 중 10% 이상을 서민금융진흥원이 대신 갚고 있는 셈이다.
햇살론17의 건수는 같은 기간 14만7255건에서 11만8474건으로, 금액은 9990억원에서 9076억원으로 각각 줄었지만, 대위변제액과 대위변제율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부실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국책 보증 기관들이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추가 보증 공급 등 금융 지원 대책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