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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바이오 삼각편대(그린·레드·화이트 바이오) 구축…CJ 청사진 새로 그린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

기사입력 : 2021-11-22 00:00

네덜란드 바이오社 2600억 인수
식품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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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 이재현 CJ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CJ제일제당이 그린 바이오를 기반으로 화이트, 레드 바이오까지 진출하며 바이오 삼각편대 구축에 나섰다. 식품과 더불어 바이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은 오는 2023년까지 10조 원 이상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이뤄진 투자는 레드(의약·약학) 바이오 분야 진출이다. CJ제일제당은 네덜란드 바이오 테크놀로지(BT) 기업 ‘바타비아’를 2677억 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 ‘조미료’에서 시작한 그린 바이오

CJ제일제당의 바이오는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일제당은 1963년 조미료 사업을 시작하며 바이오 사업 첫 발을 뗐다. 이어 1973년 동물 사료 사업, 1979년 국내 최초 핵산을 개발하며 바이오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1990년대에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에 MSG(글루탐산모노나트륨) 공장과 분말라이신 공장을 완공하며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사료용 아미노산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며 글로벌화에 도전했다.

차곡차곡 그린 바이오(생명공학을 기반으로 식물종자, 첨가물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 사업 분야) 사업을 영위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사료용 아미노산 중 하나인 ‘발린’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빛을 발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바이오 주요 제품 해외 시장점유율은 라이신이 20%로 1위, 핵산이 57%로 1위, 트립토판이 64%로 1위를 기록했다.

현재 CJ제일제당 그린 바이오 관련 핵심 사업은 ▲사료용 아미노산 ▲식품조미소재 ▲식물성고단백소재 등이다. 사료용 아미노산은 지난 2013년 약 3년 간 시간 끝에 개발한 ‘발린’을 통해 일본 ‘아지노모토’ 독점 공급을 깨뜨렸다.

식품조미소재 역시 일본 아지노모토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테이스트리치’를 개발,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 약 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물성 고단백소재의 경우 ‘CJ셀렉타’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 CJ제일제당 실적을 견인한 한 축도 ‘그린바이오’였다.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증가한 1조 44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60.9% 증가한 1274억 원을 기록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해외 바이오가 영업이익률 12.2%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며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주도적인 판가 리딩과 글로벌 입지를 활용한 성장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다시 도전하는 ‘레드 바이오’

CJ제일제당은 3년 전 한국콜마에 CJ헬스케어를 매각했다. 1984년 유풍제약 인수 후 약 35년 간 해온 레드 바이오 사업을 철수하는 것처럼 보였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매각 이유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라고 설명했다.

약 1조 3000억 원 자금을 마련한 CJ제일제당은 약 2조 원을 들여 미국 식품 가공업체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했다. 이후 ‘비비고’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브랜드가 연내 2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 사업 부문 글로벌화에 성공한 CJ제일제당은 다시 레드 바이오로 눈을 돌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생명과학 정보기업 ‘천랩’을 983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천랩은 2009년 설립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R&D)에 특화한 바이오 기업으로 신약 관련 미생물 데이터 분석능력과 기초 연구 단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에 있는 미생물(Micro)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지난 8일에는 네덜란드 바타비아를 인수하며 글로벌 유전자치료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입했다.

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증가, 개발사 외주 생산 비중 확대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재현, 바이오 삼각편대(그린·레드·화이트 바이오) 구축…CJ 청사진 새로 그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나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이 드물다”며 “앞으로 신속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타비아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 원 내외로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바타비아 편입 이후에도 이 사업 부문이 가시적인 성과를 시현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레드 바이오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관련 사업일체를 천랩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공시에서 CJ제일제당은 “영업양도를 통해 R&D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부문 신규 투자로 인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전망했다.

◇ 화이트 바이오 사업도 박차

CJ제일제당은 최근 화이트 바이오 사업 다각화를 위해 국내 고분자 컴파운딩 1위 기업 HDC현대EP(Engineering Plastics)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컴파운딩(Compound ing)이란 2개 이상 플라스틱 소재를 최적의 배합으로 혼합하는 생산공정을 일컫는다. 양사는 2022년 3분기 생산를 목표로 240억 원이 설비 투자를 진행을 한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CJ제일제당 화이트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행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세계 최초 생분해 소재이자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에 중요한 소재인 PHA를 활용한 식품 포장 비닐을 시중 제품에 적용했다. 연내 인도네시아에 5000톤 규모 PHA 전용 생산 시설 구축하고 있으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바이오 소재 관련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CJ제일제당의 축적된 바이오 기술과 HDC현대EP의 경쟁력이 결합해 다양한 친환경 컴파운딩 사업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차후 ‘플라스틱 순환경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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