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미 상무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이미 자료를 제출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고객사 정보, 재고·판매 등 민감한 정보는 제외한 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반도체 3차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대만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된 정보가 담긴 설문지를 45일 내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설문지에는 일상적 질문부터 최근 3년 치 매출액과 제품별 매출, 원자재 및 설비 종류, 고객 명단, 재고 현황, 증산 계획, 예상 매출 등과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26개 항목이 제시됐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사실상 영업기밀을 제공하라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자 미 상무부는 지난 3일 반도체 기밀 유출을 우려하는 업체들 입장을 반영해 고객사 정보 대신 자동차, 휴대전화, 컴퓨터 등 산업별 자료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상무부가 개설한 홈페이지에는 반도체 제조사 및 대학 등 67곳이 자료를 제출했다. 이 중 기업 이름과 답변서 일부가 공개된 회사는 8일(현지시각) 오후 5시 30분 기준 40개다. 공개 자료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지만, 기밀로 표시한 자료는 미국 정부만 열람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를 제외했으며, 일부 자료는 기밀로 표시했다. 재고량도 산업별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는 연관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 5일 고객사 관련 내부 기밀 정보는 제외하고 비공개로 자료를 제출했다. 글로벌웨이퍼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타워세미컨덕터, ASE, UMC 등도 자료를 제출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반도체 공급망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강력하고 완전한 자료 제출을 약속받았다”며 “지금까지 모두 협조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료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