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유안타증권 채권 연구원은 13일자 리포트에서 "하반기 들어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단기금리는 상승하는 반면 장기금리는 상대적으로 안정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으나 이번에는 자금과 유동성 구조가 과거와는 달라서 커브 변동이 이전과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시중의 과잉 유동성에 대한 관리가 시급한 반면 거시경제 회복세가 둔화되고, 기저효과에 의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통상적으로 정책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전환기에 나타나는 수익률곡선의 변화는 플래트닝 양상이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에 대해 그는 "명목장기금리는 기대물가보다는 실질금리와 연동하여 등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금리 등락에 미친 영향이 커졌으며,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 여력이 큰 구조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정책금리 인상이 시중 유동성 팽창을 억제하는 원리는, 상업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거나, 현금 보유를 유도해 대출자산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자산 가격 상승과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들의 정책당국은 이미 시중은행들의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고 있는데, 정책금리 인상 전에 시중 유동성 팽창은 둔화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성 자금의 공급 강도를 약화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는 시중의 단기자금 여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연준의 부채 계정에서 RRP(역레포)가 1조 달러 넘는 규모로 확대되었는데, 극단적으로 연준의 자산이 당장 1조 달러 축소되고, 부채에서 RRP가 상계되는 방식이며, 시중 자금 여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테이퍼링은 긴축보다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구조를 조정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가 특정되지 않는 것은 자산시장, 특히 부동산과 연관이 높아 보인다고 지목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은 과잉 유동성의 영향이 컸었던 만큼, 부채의 디레버징을 유도하게 될 것"이라며 "반면에 경기와 고용회복의 불균형 심화로 부동산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커지는 점도 있는데, 부동산 시장의 이러한 양면성은 장기금리 변동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언제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장기금리 흐름에 대한 고민은 '언제(when)'보다는, '왜(why)'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은 내년 말이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왜 테이퍼링은 지금 바로 시행되지 않고, 시점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지에 대해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