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지주
이미지 확대보기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취소소송 1심 판결이 20일 나온다.
금융권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후 손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 DLF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의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징계취소 행정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월 손 회장에 대해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내렸다. DLF 판매 당시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이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손 회장은 지난해 3월 징계취소 행정소송과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손 회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법원은 “금융회사 임원의 제재 조치가 추상적·포괄적 사유만 제시해 구체적·개별적인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내부통제 부실로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중징계를 할 수 있는지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을 근거로 CEO 제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법은 제24조에서 ‘금융회사는 법령 준수, 건전 경영, 주주·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시행령 제19조에서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분장·조직구조, 업무수행 때 준수해야 할 절차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배구조법 제35조에서는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임원이 제24조를 위반해 내부통제 기준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감원장으로 하여금 문책경고 이하 제재를 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마련하지 못한 경영진에 책임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논리다. 반면 손 회장 측은 내부통제 기준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내부통제 부실 책임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해왔다.
법원은 지난 6월 25일 마지막 변론에서 금감원 측에 “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융권은 이번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 회장뿐 아니라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CEO들의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월 손 회장과 같은 사안으로 문책경고를 받은 함 부회장의 소송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함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사 CEO 징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법원 결정에 따라 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사 CEO들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손 회장에 대한 징계처분과 같은 근거를 내세웠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라임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현 각자대표(문책경고),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직무정지),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각각 직무정지, 주의적 경고) 등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올해 3월에는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사장에 문책경고를 내렸다.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하나은행이 판매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받은 상황이다.
금융위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다른 CEO들의 제재 수위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모펀드 제재와 관련해 “(1심 판결이) 임박했으니 결과를 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