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4240건 중 5.5%(233건)가 20대 이하 매입자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원이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로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수자는 지난 3월 4.5%, 4월 5.2%, 5월 5.4%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영등포구(11.6%), 종로구(9.7%), 강남구(8.0%), 금천구(7.8%), 서대문구(7.5%) 등 순이다. 해당 지역의 평균 아파트값은 6월 기준 영등포구 8억5669만원, 종로구 10억5075만원, 강남구 18억1880만원, 금천구 5억3856만원, 서대문구 6억7265만원이다.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9억2812억인 것을 감안하면 중저가뿐만 아니라 고가 단지에서도 매수가 활발한 셈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에서 20대 이하 매수 비중이 3월 1.8%에서 6월 8.0%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대의 갭투자도 급증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광역 시·도별 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수’에 따르면 10대가 올해 1~5월 서울에서 보증금 승계 및 임대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것은 6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건)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득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20대 이하가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에서 주택 구매 수요가 늘자 이들 대부분이 부모에게 돈을 빌려 집을 매수하거나 이름을 빌려줘 갭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30대 이하가 지난 한 해 동안 증여받은 자산 규모가 12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20년 증여세 연령별 결정 현황’에 따르면 10~30대가 부모로부터 토지·건물·유가 증권·금융 자산 등을 받아 증여세를 낸 건수가 7만105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토지·건물의 비중은 6조1164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의 아파트 증여는 1698건으로 전달(1261건)보다 1.3배 증가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2013년부터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특히 송파구, 강남구 증여는 서울 전체의 55%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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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에서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다 보니 집을 팔기보단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모 찬스’를 이용한 매수와 증여가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2030세대 부모는 베이비부머로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최근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뛰는 것을 보며 지금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