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지난 25일 연임 후 첫 행보로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의 영업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이미지 확대보기권광석닫기권광석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이 외부기업과 연합전선을 꾸려 디지털 혁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우리 원(WON)뱅킹’을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사업을 확대해 디지털 고객 기반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금융사의 경쟁사로 여겨지는 빅테크와도 신사업을 공동 추진해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FIS, 외부개발업체 등과 함께 개발·운영 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원뱅킹 앱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대상 웹툰 콜라보 상품 출시, 모바일 특화상품 개발 등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연락처 이체 서비스, 보안·인증 서비스 간소화 등 편의성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앱 내 생활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미성년 자녀명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 만 14세 미만 자녀의 계좌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우리 아이(Eye) 계좌조회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출시했다.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이용하면 실손보험 가입자가 진단서 등 종이서류 없이도 모바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출시 4개월 만에 신청 건수 1만건을 돌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환경에 맞춰 원뱅킹의 생활편의서비스 기능을 확대해 융복합 금융플랫폼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금융을 넘어선 생활 앱으로 진화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AI 금융 고도화를 위한 외부 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 KT, 한국IBM과 ‘AI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우리은행의 금융 노하우와 KT, 한국IBM이 보유한 첨단 AI 기술을 융합해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상품·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기업 여신심사와 금리 네고 자동화 등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 심사역’ 고도화 ▲불완전판매 탐지 시스템을 활용한 ‘AI 내부통제’ 강화 ▲인공지능과 딥러닝(Deep Leaning) 기반 ‘AI 뱅커’ 개발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공동연구·사업개발 실행체계인 ‘AI 랩’을 설립해 KT, 한국IBM과 AI 사업 기획단계부터 기술검증, 운영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AI 뱅커 개발을 위해 딥러닝 기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도 손을 잡았다. AI 뱅커를 직원 연수프로그램(AI교수), 은행 내 방송(AI아나운서)에 먼저 도입하고 향후 스마트 키오스크 화상상담 업무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AI 기반 시장예측시스템과 AI 상담 통합 플랫폼을 도입한다. 우리은행은 AI를 활용해 각종 시장지수와 경제지표를 통해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자산배분 전략 수립과 상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AI 상담봇 도입과 챗봇 고도화를 위한 통합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AI상담봇은 AI 기술을 활용해 예적금 만기 대출 연체 각종 사고신고 등 단순 업무에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 상담직원을 연결해준다. 챗봇 고도화의 경우 현재 원뱅킹에서 서비스 중인 위비봇이 고객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반 대화 엔진을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네이버와 금융·정보기술(IT)을 융합한 디지털 혁신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MZ세대를 위한 연계 콘텐츠 개발 및 공동 마케팅, 우리은행과 네이버 인증서 이용 확대 협력, B2B2C(기업간·소비자간 거래) 대상 금융과 플랫폼 융합 서비스 패키지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
우선 양사는 대학교 스마트캠퍼스 구축에 나선다. 이를 위해 연세대학교와 3자 업무협약을 맺고 연세대학교 전용 스마트캠퍼스를 만들기로 했다. 연세대학교 전용 간편결제 ‘연세페이’ 서비스, 연세대학교 전용 디지털 화폐 ‘연세코인’, 우리은행과 네이버 자체 인증서를 통한 학생·교직원 온라인 인증 서비스 등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권 행장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의지와 맞닿아 있다. 권 행장은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경쟁사인 빅테크 기업과도 ‘상생 전략’을 택했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줄곧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온 권 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도 ‘전사적 디지털 혁신,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디지털 은행 전환을 위한 외부 전문가 영입과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삼성화재에서 디지털 사업을 총괄한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디지털그룹 DI추진단장(본부장)으로 영입했다. DT추진단은 ‘디지털그룹’으로 격상하고 산하에 ‘디지털금융단’과 ‘DI추진단’을 신설해 각각 디지털 금융과 신기술 영역을 담당하도록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