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IET 공모주 일반청약 전날인 지난달 27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계좌개설 등 청약 준비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직후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이른바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으로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종목들의 주가가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大魚)’로 꼽히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SKIET의 주가가 상장 이후 맥을 못 추면서 공모주 열풍이 식은 것 아니냐는 회의론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SKIET는 따상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증거금인 81조원을 모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는 장 시작과 동시에 꺾였다. 공모가인 10만5000원의 2배인 시초가를 형성해 ‘더블’은 성공했지만, 직후 하한가 근처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SKIET는 상장 이틀째인 전일에도 전장 대비 4.53% 하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SKIET의 공모가와 시초가가 높게 형성됐다고 지적한다. 실제 국내 증권가에서 제시한 SKIET 적정 주가는 유안타증권 10만∼16만원, 하나금융투자 14만8000원, 메리츠증권 18만원 등 10만원대다.
최근 국내 증시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SKIET가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주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을 놓고 앞선 공모주 투자의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따상으로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의 주가는 대체로 반락해 현재까지 상장일 시초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 오로스테크놀로지, 레인보우로보틱스, 모비릭스, 선진뷰티사이언스, 해성티피씨 등 7곳이다.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상장 첫날 대비 17%가량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 상장 초반 주가가 반짝 상승했다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그 주기가 점차 짧아지면서 투자자 사이에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장 시점에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상장 후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