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교보생명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악사그룹 간 악사손보 매각 협상이 지난달 종료됐다. 매각 협상 기간이 종료됐다는건 사실상 인수가 무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사손해보험 인수가 무산된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악사그룹은 교보생명에 3000억원 이상 매각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교보생명은 악사손보 가치 대비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봤다. 업계에서도 악사손보 적정가격은 PBR 0.7~1배 수준인 1600억~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어 악사그룹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악사손보 인수 의지가 강했다. 악사손보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손해보험사가 없는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가 교보생명과 같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가격 부분에서 최대한 협조하기 위해 디지털 파트너사와 공동인수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수익성이 낮은 악사손보 인수에 의지를 가졌던 배경에는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추진하는 디지털, 신사업 부문 강화를 지적한다.
교보생명은 악사손보를 인수해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만들 복안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이전부터 디지털 보험사에 선제적으로 진출해왔다. 2012년 보험업계 최초로 인터넷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설립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설계사 없이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로만 보험을 모집하는 보험사다. 디지털 생명보험사를 사실상 보유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만들어 시너지를 모색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악사손보가 본래 교보생명 자회사였던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 전신은 교보자동차보험이다. 교보생명은 2007년 악사그룹에 교보자동차보험 지분 74.74%를 매각해 악사손보로 바뀌었다. 기존 교보생명 문화가 남아있는 악사손보를 인수하는게 다른 매물 인수보다 융합이 용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사는 이미 인터넷보험사를 가지고 있어 악사손보를 인수해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만들어 시너지를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안다"라며 "악사손보가 교보생명 자회사였던 만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비슷해 시너지 내기도 용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