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20%로 낮아졌다. 주당 배당금은 2019년보다 16% 줄었다.
하나금융은 작년 4분기 5328억원을 포함해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이 2조6372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2조3916억원) 대비 10.27% 증가한 수준으로,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조8364억원, 매출액은 48조215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7.73%, 24.83% 늘었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여파를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및 사모펀드 관련 비용 인식, 특별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전사적인 비용감축 노력과 비은행 부문의 약진, 포트폴리오 및 영업채널 다변화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자이익(5조8143억원)과 수수료 이익(2조2557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8조700억원을 시현했다. 특히 지난해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려졌다. 하나금융의 작년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34.3%로 전년 대비 10.3%포인트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증시 거래량이 급증한 우호적 환경 속에서 증권중개 및 인수주선·자문수수료 등 전반적인 이익창출 능력이 향상되면서 전년보다 46.6% 증가한 410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캐피탈도 우량 리테일 자산 증대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64.5% 늘어난 177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결제성 수수료 증대와 디지털 혁신에 따른 비용 효율화 등으로 174.4% 급증한 154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자산신탁의 순이익은 808억원, 하나생명은 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0%, 12.3% 증가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작년 4분기 3557억원을 포함해 연간 2조1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6.1% 감소한 수치로, 저금리 기조 및 코로나19로 인한 비우호적 경영 환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자이익(5조3078억원)과 수수료이익(7113억원)을 합한 은행의 핵심이익은 6조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단 은행의 판매관리비는 2009년 실시된 특별퇴직의 인건비 절감 효과와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 등에 따라 전년 말보다 10.2%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신탁자산 71조원을 포함한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462조원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4분기 중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 2769억원 적립을 포함해 작년 누적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이 8473억원으로 그룹의 완충 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 작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082억원의 코로나19 관련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 연간 3377억원을 적립했다. 또 작년 2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모펀드 관련 선제적 비용 1126억원을 인식해 연간 2207억원을 반영했다.
자산 건전성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작년 말 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0%로 전년 대비 8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연체율은 0.26%로 4bp 낮아졌다. 경영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도 높아졌다. ROE는 전년보다 24bp 상승한 8.96%, ROA는 1bp 오른 0.61%를 기록했다.
그룹의 판매관리비는 특별퇴직 실시에도 그룹 전체적인 비용감축 노력에 힘입어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총영업이익경비율(C/I Ratio) 역시 전년 대비 5.3%포인트 하락한 45.3%를 기록하는 등 비용 효율성이 제고됐다. 국제결제은행(BIS)비율 추정치는 전년 대비 23bp 상승한 14.18%, 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7bp 오른 12.03%로 집계됐다. 그룹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탁자산 133조원을 포함한 그룹의 총자산은 593조원이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날 2020년도 배당성향을 20%, 주당 배당금을 1350원(주간배당금 포함 1850원)으로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은 2019년 대비 16%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및 시장 불확실성,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권고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