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M16 준공식에 참여했다. 사진=SK하이닉스
이미지 확대보기최 회장은 1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반도체 공장 ‘M16’ 준공식에서 “성과급 관련 논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것을 모두 반납해 직원들과 나누겠다”며 “(연봉 반납이) 문제가 잘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8일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4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연봉의 20% 수준이다. 그러나 성과급 지급 규모가 발표된 이후 내부에서는 “성과급 산정 방식을 공개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올해 영업이익 5조원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 규모가 전년도와 같은 수준인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연간 영업이익 2.7조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PS(초과이익분배금)를 지급하는 대신 기본급의 400%를 ‘특별기여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4% 증가한 5조원대를 기록했음에도, 실적 부진을 겪었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된다는 점에 불만을 가진 것이다.
최근에는 입사 4년 차임을 밝힌 한 직원이 CEO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성과급 산정 방식을 공개해달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성과급 기준으로 삼고 있는 ‘EVA’ 산출 방식을 공개해달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금융,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다만, 내부에서는 이외에도 다른 불투명한 요인들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익명의 한 직원은 최 회장의 연봉 반납에 대해 “연봉 반납이 아닌 EVA 산출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거나,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담당 DS부문은 연봉의 47%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삼성전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성과급으로 받게 됐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연봉은 2019년 기준 30억원이다. 지난해 연봉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상반기에만 17억5000만원을 받았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