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이에 한국금융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취임 후 성과와 리더십, 비전 등을 되짚어보고 국내 증권업계의 과제와 미래 비전을 진단하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진국닫기이진국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하나금융투자 대표 취임 5년 만에 국내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
부임 이후 체질 개선과 매년 실적 성장에 성공하면서 하나금융지주도 이 사장에게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취임 후 숙원사업이었던 ‘초대형 IB 진입’ 가시화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이진국 사장이 취임한 이후 매년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현재 초대형 IB로서의 채비를 모두 갖췄다.
매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감과 동시에 올해 초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면서 숙원 사업이었던 초대형 IB 진입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28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사상 최대 순익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로 보면 무려 84%(1282억원)나 상승한 규모다. 같은 기간 연간 매출액(5조4515억원), 영업이익(3495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72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2.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6942억원, 영업이익은 2111억원으로 각각 69.17%, 10.33% 올랐다.
이 사장은 실적 개선과 함께 몸집 불리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초대형 증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IB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확대하기 위함이다.
금융투자시장이 자본력을 갖춘 대형사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경쟁 환경이 치열해짐을 일찍이 깨달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 취임 직후였던 2016년 당시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원 후반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강조해온 하나금융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세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그 실탄을 밑거름 삼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앞서 지난해 7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함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투사 지정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기업 신용공여 업무 등 신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으며, 시장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이 사장은 “하나금융투자가 종투사로 지정돼 초대형 IB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뎠다”라며 “신규 사업인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더불어 지속적인 글로벌 IB 사업 등을 통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와 더불어 지난 2018년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원을, 올해 3월 4997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대규모 증자를 시행해 초대형 IB의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도 넘겼다.
만약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면 많은 증권사들의 염원인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가능해진다.
초대형 IB로 지정받게 되면 향후 금융위로부터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 인가(발행어음)를 받을 수 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현재 발행어음 업을 허가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세 곳뿐이다.
아직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금융당국 제재와 같은 결격사유가 없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초대형 IB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기업 문화 개선 앞장...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승진까지
이진국 사장은 취임 이후 하나금융투자의 슬로건을 ‘3S 정신(Speed·Simple·Spirit)’으로 바꿨다. 이 사장이 제시한 3S는 발 빠른 실행(Speed), 간편한 해법(Simple), 강인한 정신(Spirit)을 말한다.
이 사장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 치열하게 사고하고 논쟁하되, 일단 결정된 사안은 일사불란하게 실행해야 한다”며 “경쟁사보다 먼저 결정하고 즉시 실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속성의 원천은 간편성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투자를 수동적 조직문화에서 혁신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사장은 “일선의 직원도 전략이 간단해야 쉽게 이해하면서 실천할 수 있다”라며 “손님이 이해하기 간편한 해법일수록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직원이 먼저 나서 간단한 해법을 제시해야 고객이 이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다는 설명이다.
계획한 전략을 최종적으로 실행시킬 수 있는 데는 강인한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하고야 말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도전하는 강인한 정신이 있어야 불확실성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고객만족경영(CS)리더·혁신리더·소통리더 제도를 신설해 변화와 혁신의 DNA를 확신시키는 데 전력을 다했다.
각 부서별 자율권은 부여하되 리더 책임을 강화해 부문별 결속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시니어의 전력화, 차석자의 과감한 발탁, 여성 인력의 활성화라는 3대 인사 원칙을 확고히 수립하는 등 지속적인 인적 쇄신을 추진했다.
이 사장은 “슬림한 조직과 정예화된 인력을 추구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체질 개선과 성과 창출을 위한 기반을 우선적으로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높은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최근 하나금융그룹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초 이진국 사장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선임하면서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그룹의 미션을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앞서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진국 사장과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을 신규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부회장 1인 체제에서 경영관리·국내사업·국외사업 등 3개 부문을 각기 담당하는 부회장을 두기로 한 것이다.
신설되는 국내사업 부문 부회장은 이진국 사장이, 국외사업 부문 부회장은 이은형 전 부사장이 맡는다.
기존 함영주 부회장은 경영관리 부문 부회장을 맡는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이 사장에 대한 부회장 인사에 대해 “책임경영체계 구축을 통한 그룹 경영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사업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 지주 부문을 개편했다”라고 전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