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는데 IB와 대체투자에서 위기 돌파의 ‘묘책’을 찾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29억원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4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2%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이 36억원 발생해 적자를 기록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IB 부문의 영업 위축과 연결기준 자회사 보유지분 평가가치 하락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며 “1분기 이후 손익지표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은 앞서 지난해 500억원을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2018년보다 무려 45.7% 상승한 5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 2008년 증권사로 전환한 이래로 12년 만의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KTB투자증권의 지난해 실적 상승세는 IB가 이끌었다.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는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 대체투자 등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KTB투자증권은 앞서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티센터(T-Center) 빌딩을 약 39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물류시설을 2000억원에 인수하고 독일 자산운용사인 도릭(Doric), 콰도로(Quadoro)와 항공기 및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사업을 확대하는 등 해외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IB 특화 증권사로 꼽히는 KTB투자증권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경기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신규 PF 사업도 정체됐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올 1분기 자기자본투자(PI) 부문과 자회사 실적이 급감했다”라며 “신규 PF 둔화 영향으로 작년 수준의 연간 이익달성은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수수료는 양호했으나 IB 수수료가 예상보다 낮았다”라며 “이는 PF 채무보증 잔액이 전 분기 대비 23.5%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올 2분기는 증시가 회복하면서 PI 부문과 연결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규 PF 둔화의 영향은 하반기까지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PF 조달금리 상승과 실사 중단은 코로나19 위기가 완화됨에 따라 영향이 감소하겠으나, 코로나의 연내 종식을 아직 확신할 수 없다”라며 “KTB투자증권에 PF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판단했던 부동산 PF 규제가 당초 수준보다 완화된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의 시선은 최석종 사장의 행보에 쏠렸다.
지난 2016년 7월부터 KTB투자증권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 사장은 과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에서 IB사업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KTB투자증권 취임 직후부터 IB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데 힘써왔다.
최 사장은 올해도 IB를 중심으로 영업 부문별 균형있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숙원사업이었던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받아 신규 수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외파생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지속적인 성장동력 발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금융시장의 추세에 맞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틈새시장을 개척하겠다”라며 “지속적인 발전과 도약을 위해 더 많은 우수 인력을 양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