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가 로젠택배 인수에 성공한다면 쿠팡에 밀리는 것으로 평가받는 SSG닷컴의 배송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 로젠택배 인수 의사 타진…쿠팡 넘을 한 수?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SSG닷컴을 통해 로젠택배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로젠택배는 업계 4위 택배사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는 로젠택배 지분 100%를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대금으로는 4000억원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후발주자인 SSG닷컴은 로젠택배를 인수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SG닷컴의 일 평균 배송 물량은 당일배송인 '쓱배송'이 6만여건, 새벽배송이 서울·경기 지역에 한해 1만5000여건으로, 쿠팡이 전국 단위로 하루에 200만건을 처리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이는 배송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 현재 SSG닷컴은 용인·김포에 설립된 자동물류센터인 '네오' 3곳에서 서울·경기지역 새벽배송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전국구 배송 물량은 이마트 100여개 점포에 마련돼 있는 P.P(Picking&Packing) 센터에서 처리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문 물량이 몰리면서 배송 역량이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SSG닷컴의 총거래액은 전년 2월 대비 58% 이상 증가했다. 실제 최근 주문마감률은 99.8%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세계 또한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 출범시 업계 상위권을 노린다고 정 부회장이 강조한 만큼 물류·배송 투자를 오래 고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을 견제할 수준으로 배송 케파를 확대할 방법은 M&A 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은 부담이다. 신세계는 2015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나섰다가 인수대금 등을 이유로 돌연 불참한 바 있다. 당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대금은 약 7000억원 수준이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에도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이 나갈 것"이라며 "본입찰에 참여할 수는 있으나 실제 인수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 코로나19 계기로 SSG닷컴 성장 기대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SSG닷컴의 성장성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적자 규모가 확대된 쿠팡이 수익성 위주 사업에만 나서면서 SSG닷컴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타의에 의해 불가피한 외형 성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문 폭주에 따른 적자부담이 커진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수익성 위주 사업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SSG닷컴에 기회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늘어난 식품과 생필품 카테고리 등은 대형마트 중심의 온라인몰이 강점을 갖고 있는 상품군"이라며 "앞으로 SSG닷컴의 경쟁력이 소비자에게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사태에 앞서 물류센터를 완공해 경쟁사 대비 수도권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시 배송을 지킨 등 늘어난 트래픽에 대응할 역량이 충분하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SSG닷컴 역시 성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평했다.
유안타증권이 추정한 올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15조2201억원, 영업이익은 3736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48.8%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SSG닷컴의 연간 성장률 가이던스 또한 무난한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SSG닷컴은 최근 올해 첫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지상파·케이블 채널 등 전통적 매체에 힘을 쏟았던 지난해 '쓱세권' 캠페인과 달리 이번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매체에 집중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접점을 한층 넓힌다는 포석이다.
최택원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신선식품과 백화점 프리미엄 상품은 물론, 항공권 예매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까지 한 곳에 모았다는 것을 '압도적 쓱케일'로 표현했다"면서 "온라인 광고 특성을 고려해 뛰어난 영상미로 시선을 끌고, 짧은 시간에 함축적으로 재미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He is…
△1968년생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대우이사 /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 2000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 2009년 신세계그룹 부회장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