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10조260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이 4조5623억원, 코스닥시장이 5조4638억원이었다.
올해 10조5436억원까지 불었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지난 4일 9조9411억원까지 줄었으나 최근 다시 10조원대로 진입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2579억원으로 올 들어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많이 투자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코스콤에 따르면 12일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63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달 초(1545억원)와 비교하면 85.3%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셀트리온(2047억원)과 SK하이닉스(1218억원) 순으로 규모가 컸다. 이들 세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6455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규모 전체의 14.15%를 차지했다.
신용거래는 주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레버리지 효과가 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진행돼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려 담보 비율(신용융자의 140%)을 유지하지 못하면 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한다. 투자자 의지와 상관없이 반대매매 주식 수량과 매도가를 정해 팔아 버리기 때문에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증시에도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조정장을 일시적이라고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46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7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누적 순매수 금액은 5조9448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1조165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달 누적 순매도 금액은 6조6975억원이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추이를 가늠하기 어렵고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재차 발동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구간별 첫 사이드카와 마지막 사이드카를 점검한 결과 일시적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나 추세적인 반등 국면까지 시일이 걸림을 확인할 수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을 하향 돌파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첫 사이드카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시장 안정조치로 증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 담보주식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6개월간 신용융자 담보 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은성수닫기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