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째 확진자의 신천지 대구교회 종교 행사 참여가 일어난 다음날인 2월 19일 20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장기화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31번 확진자 전까지는 감염자 사이의 역학 관계가 파악되고 집중 치료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일찍 끝날지도 모른다는 낙관론이 형성되었으나 신천지 대구 집회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은 무서운 기세로 가속화되었고 현재 진행 중이다.
5일 오후 1시경인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확진환자는 5766명이고 특히 대구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일이 신천지가 확산 거점임을 반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막히고 경제가 어려워져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은 신천지 등의 이단, 사이비 종교에 대한 반감을 키우며 신천지의 강한 영향력과 그 맹목적인 믿음의 근거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2017년 8월부터 9월까지 OCN에서 방송된 드라마 '구해줘1'이 넷플릭스, 네이버TV 등의 플랫폼에서 역주행하며 재조명되고 있다.

OCN드라마 구해줘1의 포스터/사진=OCN
작중 영부님이 교주로 있는 '구선원'은 구원파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으며 이외에도 극 중 바닥에 앉아서 기도를 드리며 예배하는 모습은 신천지에서 따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배우 서예지가 딸로 나오는 주인공 가정이 처한 아버지의 사업 실패, 돈을 빌려준 친구의 사기 상황과 아들의 장애, 아내의 병마 등 극단적인 상황을 파고 들어 '구선원'의 맹신도로 만드는 내용이 이단, 사이비 종교의 재산, 세력 확장 방식을 보여준다며 화제를 모은다.
구해줘1, 구해줘2를 제작한 이재문 대표는 tvN 미생, 시그널의 제작에 참여한 뒤 제작사를 설립한 PD로 구해줘가 시즌제로 제작되면서 종교의 광기와 일상의 풍경을 모두 보여줄 수 있었고 종교라는 소재에 생명력을 더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문 대표의 말처럼 드라마가 종교 행사가 신종 질병 예방보다 우선시되어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 종교의 광기와 일상의 풍경을 모두 보여주는 형국이다.
아버지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해 영부의 아내, 영모님이 되라는 지시에 따라 구선원에 감금되는 배우 서예지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억지로 하는 신들린 방언 연기와 극의 말미 교주 조성하가 불에 타고 떨어지는 십자가에 깔려 죽는 장면은 각각 네이버TV에서 113만, 53만 가량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종영한지 2년 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 플랫폼 내에서도 구해줘 외에 지난해 개봉한 신흥 종교 집단을 추적하던 박 목사(배우 이정재)가 의문의 인물을 만나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의 영화 '사바하'가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같은 맥락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가정 내 활동이 확산된 요즘 많은 이들은 리모콘을 잡고 넷플릭스와 각종 IPTV로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을 몰아보며 멈춘 일상에 대한 분노를 달래고 신천지에 대한 화, 궁금증을 달래기 위해 관련 콘텐츠를 검색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넷플릭스와 콘텐츠 업계의 호황으로 보기 보다는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 일상과 경제의 회복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