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왼쪽),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오른쪽).
이미지 확대보기◇ 2일 신년사 발표
2일 이들 수장들이 발표한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 ‘혁신’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고객의 니즈, 더 나아가 시대가 추구하는 바를 빠르게 읽어내어 창조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른 기업보다 한 걸음 더 빠르고, 어제보다 한 뼘 더 나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기존 사업분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우리의 역량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혁신하고 시장을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지선닫기정지선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변화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0년을 그룹의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이자, 성장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실천해 나가는 전환점으로 삼고,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 나가자”며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고객의 중요성과 변화를 동시에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2020년은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 통해 변화 추구
신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이들이지만, 지난해 말 이뤄진 인사부터 관련 의지는 잘 드러난다. 롯데, 현대백화점, 신세계그룹 모두 ‘세대교체’가 골자인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중순 인사를 진행한 롯데그룹의 경우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던 유통 분야를 강희태 유통 BU장 원톱 체제로 전환시켰다. 강 BU장은 롯데쇼핑 대표이사 외에도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 대표를 겸임한다.
그동안 롯데는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해왔다. 강 BU장 원톱 체제 전환에 따른 효율성을 높여 실적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패션 계열사 한섬을 그룹 캐시카우로 성장시킨 김형종 사장을 핵심 계열사 현대백화점 수장으로 선임했다. 1960년생인 김 사장은 올해 만 60세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그는 2015년부터 한섬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인사의 핵심은 ‘세대 교체’”라며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 경영 기반을 만들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가장 빨리 인사를 진행한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 이마트 수장으로 첫 외부 인사인 강희석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베인앤컴퍼니 재직 당시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이마트 전문점과 스타필드 운영사 신세계프로퍼티 설립 컨설팅을 진행했던 경력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강 대표와 함께 올해도 상시 초저가 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