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사모 DLS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8건, 6건 발행했다.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CMS) 7년물 금리연계 사모 DLS를 발행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58건), 하나금융투자(43건), IBK투자증권(8건), 한화투자증권(4건), 신한금융투자(1건) 등이었다.
아울러 독일 국채 금리연계 DLF는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HDC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등이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DLS는 금리나 환율, 원자재, 신용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원금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만기가 있는 상품으로 중도 상환이나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 DLF는 이러한 DLS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파생결합펀드다.
DLS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수익구조는 같으나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와 달리 DLS는 기초자산의 범위가 넓다. 위험을 적절히 관리 하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기초자산 가격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이 최대 100%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올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주도로 대거 판매된 금리연계 DLS도 독일 국채 금리와 영국 CMS 금리 등 기초자산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들 상품은 만기에 기초자산인 해외 금리가 일정 수치 이상이면 원금과 연 3~5%의 수익을 상환을 받지만, 일정 수준을 밑돌면 기초자산의 하락폭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 초 연 0.168%에서 지난 7일 기준 –0.582%까지 떨어졌다. 이에 이들 금리와 연동된 상품인 금리연계형 DLS 수익률도 대부분 반토막이 났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과 지난해 말부터 금리연계형 DLS를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 CMS 금리 연동 상품을, 하나은행은 미국과 영국 CMS 금리 연동 상품을 주로 팔았다.
올해 상반기 발행된 상품은 만기에 50~90%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리연계형 DLS 상품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8000억원, 일부 증권사에서 2000억원 등 총 1조원 규모로 판매됐다. 이에 투자자들의 손실은 5000억원~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누리 측은 “독일과 영국 금리는 작년부터 뚜렷한 하락세였음에도 KEB하나은행과 자산운용회사 등은 DLS, DLF 판매를 강행했다”며 “이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설명을 들었다면 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상품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라며 판매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손해를 본 상품투자자를 대리해 KEB하나은행 등 판매사, 자산운용사 등을 상대로 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판매사 측은 불완전판매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만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섣불리 손실을 확정 짓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직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있고 다음 달 만기 때까지 손실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이 발행하고 신한금융투자에서 주로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는 최근 만기 상환에 실패했다. 해당 상품은 독일 현지 시행사 돌핀 트러스트(Dolphin Trust, 현재 German Property Gruop)가 역사적 보존가치를 지닌 건물을 개발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싱가포르 역외펀드(AGPI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년 1개월 만기 상품이다. 만기 수익률은 14%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은행과의 복합점포인 PWM센터 등을 통해 관련 상품을 약 3000억원 가량 판매했다. 지난달 상환 예정 금액은 총 130억원이었다. 국내에서 해당 펀드를 기초로 한 DLS 발행 규모는 4600억원 수준이다. KB증권 600억원, 키움증권 980억원, NH투자증권은 3080억원 등이다.
한편 올해 들어 증권사가 발행한 DLS는 총 1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결합사채(DLB)를 포함해 연초부터 이날까지 발행된 DLS 발행규모는 총 19조2749억원으로 집계됐다.
DLS 발행규모는 지난 2012년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해 2014년 23조6691억원을 기록한 후 2017년 30조5472억원까지 늘었다. 작년에는 29조2569억원으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올해 상반기 15조702억원 규모로 발행돼 직전 반기 대비 21.0% 증가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다 저금리 기조까지 겹치면서 중위험·중수익인 DLS 상품에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적극적으로 DLS를 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DLS를 가장 많이 발행한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였다. 하나금융투자는 총 3조2114억원 규모로 발행해 점유율 16.67%를 차지했다. KB증권은 2조543억원(10.66%)어치 발행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 1조8722억원(9.72%), NH투자증권 1조8193억원(9.44%), 교보증권 1조6260억원(8.44%) 순이었다. 이들 5개사의 DLS 총 발행규모는 10조5832억원으로 전체의 54.93%에 달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작년 연간으로도 점유율 16.64%를 기록해 발행규모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은 2017년에 점유율 14.60%로 1위였다.
기초자산별로는 금리연계 DLS가 6조4748억원(33.59%)으로 발행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신용 연계형 DLS가 4조9567억원(23.72%), 혼합형 DLS가 4조7026억원(23.4%)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혼합형 DLS 발행금액은 꾸준히 늘어 지난달 1조원을 돌파한 반면 금리연계형 DLS는 지난 4월 이후 증가세가 꺾였다. 혼합형 DLS는 1월 1253억원에서 4월 5471억원으로 기록한 후 7월 1조2342억원까지 급증했다. 반면 금리연계 DLS는 1월 6953억원에서 4월 1조1855억원까지 늘었다가 7월 8275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