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사진 = 현대차
◇ 현대차 ‘내수 절대 강자’ 지위 한층 UP
현대자동차는 2019년 상반기(1~6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3만8000여대를 판매했다.
내수 상승세 중심에는 대형SUV 신차 팰리세이드가 있었다.
현대차는 출시 전 팰리세이드이 국내 판매 목표를 2만5000대 가량으로 잡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팰리세이드는 올 상반기에만 총 3만1502대가 팔렸다.
몰려드는 수요에 현대차는 판매보다는 출고기간을 걱정해야 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부터 팰리세이드 증산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팰리세이드 월 생산량은 6240대에서 8640대로 늘었다.
이같은 증산계획에도 생산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했다. 팰리세이드의 판매량은 1월 5903대를 시작으로 1~4월 평균 6000대 이상이 팔렸다.
판매량은 5월부터 급감했다. 5월 3743대, 6월 3127대 등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5월부터 팰리세이드 미국 수출분 생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당초 팰리세이드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같은 대형급 SUV가 드물었다. 기존 국내 대형SUV는 쌍용 G4렉스턴, 기아 모하비 등 2종으로, 시장규모도 월 2000대 가량이던 시장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 국내 실적은 그랜저·쏘나타·싼타페·팰리세이드가 이끌었다”고 밝혔다.
◇ 중국 부진 미국 고성장으로 상쇄 노려
반면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 해외에서 7.6% 감소한 174만3000여대(도매 기준)를 판매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에서 27만2212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8.4%나 감소했다.
그외 북미가 3.5% 감소한 41만2740대, 유럽 3.6% 줄어든 29만1236대, 인도에서 26만1270대로 5.0% 감소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인도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 수 이상 감소하는 등 침체에 빠져있다. 다만 지난해까지 급성장한 기저효과와 올해 지방선거, 무역갈등 등 일부 요인 때문이지, 향후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인도에 우선 투입한 소형SUV 베뉴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베뉴는 사전계약만 약 3만3000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베뉴는 기존 소형SUV 코나보다 한 단계 작은 덩치로, 경·소형 차급 수요가 많은 인도 시장에 맞춤형 전략차량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 상반기 GM, 포드, 토요타 등 주요업체들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등 전체 산업수요가 줄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코나·싼타페 등 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새로 짜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 6월말 미국 데뷔 “텔루라이드 기세 잇는다”
현대차는 6월말부터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에 데뷔한 대형SUV 팰리세이드 판매량이 383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팰리세이드는 미국에 출시된 싼타페 롱바디격 모델인 싼타페 XL을 잇는 모델이다. 미국에서 월 6000대 판매고를 올리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기아 텔루라이드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팰리세이드를 가족을 위한 차로 겨냥해 마케팅하고 있다.
경쟁 모델에는 토요타 하이랜더, 혼다 파일럿, 닛산 패스파인더 등을 지목했다. 이들 차량은 대형 차종이 많은 미국에서는 중형급SUV로 분류된다. 하이랜더는 2~3만대, 파일럿은 1만5000대 가량 월 판매량을 보이는 규모가 큰 시장이다.
미국 팰리세이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3.8리터 가솔린 V6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6000rpm에서 최대출력 291마력을 낸다.
국내와 달리 디젤 모델은 출시되지 않았다. 6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는 가격은 최소 3만1550달러(약 3692만원)에서 4만6400달러(5431만원)로 책정됐다. 이는 기아 텔루라이드보다 약150~200달러 정도 싸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들은 팰리세이드에 전반적으로 주행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운전 하는 재미는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카앤드라이버는 “텔루라이드보다 비포장 도로 주행에서 안정감이 있다”고 썼다. 오토블로그는 “재미는 마쓰다 CX9이, 힘에서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더 낫다”고 비교했다.
지난 5월말 닛산에서 영입된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사전평가는 우리 예상을 뛰어넘는다”면서 “소비자 반응도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