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 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6일 산은과 금호그룹이 맺은 재무 개선 MOU 시효가 5일 남았다. 산은은 이번주 중 금호그룹과 협상을 한 뒤 MOU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산은과 금호그룹 간 이견 차가 있다는 점이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맺은 MOU 수준의 자구책이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반대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사태 등을 고려해 박삼구 회장 등 대주주들의 ‘책임 있는 이행 의지’를 요구한다. 박 회장의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용퇴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산은에 담보로 내놓은 금호고속 주식 14만8012주 외에 추가 주식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 그룹 측은 이런 산은 요구에 대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MOU 연장’을 바란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영업 능력상 현금 창출은 꾸준히 할 수 있다”며 “현 수준의 MOU가 연장될 경우자체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과거보다 강화된 박삼구 회장의 이행 의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에서 산은과 박삼구 회장간 갈등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당시에도 박삼구 회장의 인수자금 방법을 놓고 채권단인 산은과 금호그룹간 이견 차가 존재했다.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회장이 2015년 시작한 ‘그룹 재건’ 행보의 화룡점정이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인수 이후 금호타이어 인수를 마지막으로 그룹 재건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7년 말 정면 충돌했다. 박 회장은 그해 2월 컨소시엄 형태를 통해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 우선 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금호그룹 측은 “그간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해왔다”며 “일각에서 가장 크게 우려했던 자금 마련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산은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우선 매수권자의 컨소시엄’ 조건부 허용을 통해 인수자금의 투명한 재원 방안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동걸 회장이 수장으로 취임한 2017년 9월 이후에도 이런 방침은 이어졌고, 결국 2017년 11월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포기를 발표했다.
산은이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과 마찬가지로 박 회장의 재무적 능력에 대해서 소명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박 회장이 어떤 자구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