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ERCG의 역외자회사가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1억5000만달러화 채권이 만기 상환되지 않았다. CERCG 지급보증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특수목적법인(SPC) 금정제십이차가 발행한 ABCP까지 채무불이행이 위험이 생기면서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 동반 채무불이행)’가 발생했다.
해당 ABCP는 6개월 만기물과 1년 만기물 각각 1635억원, 10억5000만원 규모로 지난 8일 발행됐다.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는 현대차투자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5개사다. 투자금액은 현대차투자증권이 500억원 규모로 가장 크고 나머지 증권사는 각 100~200억원 가량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정제이십차의 자산관리자인 한화투자증권은 채무 보증인인 CERCG와 채무조정 또는 담보설정 등 협의를 통한 회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ABCP에 투자한 증권사들은 올해 상당 규모의 손실처리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의 해당 ABCP에 대한 익스포저는 150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의 1.4%,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22.4%에 달하는 규모다. 신용평가사들은 유안타증권이 올 2분기 중 172억원의 자산매각차익이 이번 손실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관련 손실 발생에 이어 투자자산 부실화가 재차 발생했지만 경상적인 영업실적의 개선과 비경상적 이익 발생이 자산부실화에 따른 영향을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중 자산매각차익 발생으로 이번 ABCP 손실액을 넘어서는 일회성 이익이 시현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 영업실적은 개선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유안타증권은 증권업 호황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90억원을 기록한 상황이고 2분기 중 비경상적 자산매각이익이 더해지면서 ABCP로 인한 최대 손실을 가정하더라도 그 영향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