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미지 확대보기북한이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훈련 전개를 이유로 16일로 예정되어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에 급작스러운 제동이 걸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새벽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11일부터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 함께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에 대한 공중 선제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대규모의 ‘2018 맥스 선더’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있다”며,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낭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 함께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하고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치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으며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대표 등이 판문점 선언을 두고 “말의 성찬에 불과한 문재인 정부의 외눈박이 외교”라고 비판하는 등, 일부 보수 정치인들이 판문점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앙통신은 “선의를 베푸는 데도 정도가 있고 기회를 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그 어느 일방의 노력으로써는 이행될 수 없으며 쌍방이 그를 위한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힘을 모아 조성해나갈 때 비로소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이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는 한편,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6월에 있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중단의 빌미로 삼은 ‘맥스선더 훈련’은 이달 11∼25일 진행되는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훈련이다. 이번 훈련에는 F-22 스텔스 전투기 8대, B-52 장거리폭격기를 비롯한 F-15K 전투기 등 100여 대의 양국 공군 전력이 참가하고 있으며, 특히 F-22 8대가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