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8일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검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증권의 주식매매시스템이 ‘유령주’가 거래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9일부터 국내 증권사 전체를 대상으로 주식매매 전산시스템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항에 점검에 들어간다.
8일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체 증권회사를 대상으로 주식매매 업무처리 및 오류예방, 검증 절차 관련 내부통제시스템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발생한 배당사고와 유사하게 유령주식 혹은 위조주식이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상적으로는 실물 입고된 주식의 진위성에 대해 예탁결제원의 확인을 받은 뒤에 고객의 주식매도를 허용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감원 검사결과 지난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삼성증권의 주식 실물입고는 9478건이었으며 이 중 입고 당일 예탁원 확인 전에 매도된 사항은 총 118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감원은 해당 건 모두 유령주식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배당사고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은 계속 존재했다. 강 전 금융투자검사국 국장은 “고객에 입고된 실물주식이 거래되기 전 위조 혹은 도난된 주식인지 예탁원을 통해 확인을 거쳐야 한다”며 “그러나 삼성증권은 고객이 요청하는 등의 경우 예탁원 확인 전 먼저 주식을 매도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삼성증권과 같은 구멍 뚫린 주식매매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그간 유령주식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 전 국장은 “지금까지 검사한 결과 삼성증권에서는 배당사고 전 유령주식 발행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타 증권사에 대해서는 점검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공매도 주문수탁의 적정성도 점검한다. 강전 국장은 “그간 공매도와 관련해서 의혹 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공매도 시스템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다음 달 중으로 삼성증권 검사결과와 전 증권회사에 대한 주식매매 내부통제시스템 점검결과 등을 종합하여 금융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증권회사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