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의 배당사고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상 발행주식 총수(약 8900만주)의 30배가 넘는 주식(약 28억1300만주)이 입고되어도 시스템상 오류 검증 또는 입력 거부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의 내부통제 미비”라며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동일한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합원 계좌로 입금·입고’ 처리 이후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하는 순서로 처리되어 착오 입금 및 입고가 사전에 통제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정상적인 처리는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한 후에 동일한 금액 및 수량을 ‘조합원 계좌로 입금·입고’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월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추진하면서도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에 대해서는 오류검증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직무분류 상 우리사주 관리 업무는 총무팀의 소관임에도 실무적으로 증권관리팀이 처리하는 등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사주 배당업무와 관련된 업무 매뉴얼도 없는 등 업무처리의 기본적인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대응의 미흡함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은 그간 ‘금융사고 등 우발상황에 대한 위험관리 비상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이번 사고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위험관리 비상계획은 지배구조법에 따라 위험관리기준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사항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사내 방송시설 및 비상연락망 등을 갖추고 있지 않아 전체 임직원에 대해 신속하게 사고내용 전파 및 매도금지 요청을 하지 못했다”며 “사고 당일 보이스탑과 아너스넷 팝업을 통해 3회씩 직원들에게 착오 입고 사실과 매도 자제요청을 공지하였으나 실효성이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 조합원에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1주당 1000원의 배당금 대신 1000주의 주식을 입고했다. 이후 16명의 직원이 잘못 입고 처리된 주식 중 501만주를 매도하면서 장중 주가는 12%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