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울고법 형사8부는 18일 오전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와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당초 두 사건은 별개로 재판이 진행됐으나 신 회장 측의 요청으로 경영비리 재판부에 병합됐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신동빈 회장은 대통령 독대 자리에서 ‘면세점’의 ‘면’자도 꺼내지 않았다”며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16년 3월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독대했을 당시 롯데면세점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임을 감안해 둘 사이의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 시내면세점 재승인 과정에서 신 회장은 최 씨가 사실상 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돌려받았고 재판부는 이를 뇌물 성격으로 판단했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명시적으로 청탁한 게 없고, 정부의 면세점 추진 일정이나 과정도 롯데쪽에 유리하게 변경되지 않았다”며 “대가를 받은 게 없고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는데 이를 묵시적인 청탁으로 인정한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반면 검찰은 신 회장의 유죄를 거듭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계열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뇌물을 공여하게 하는 등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의 원심 형량이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신 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신 회장 측은 물론 검찰도 항소심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시점 상 신 회장의 경영비리 사건을 먼저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2일 열릴 예정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