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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디지털 연결로 ‘서비스형 뱅킹’ 공략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8-04-09 00:00 최종수정 : 2018-04-09 00:12

외부제휴 BaaS 플랫폼 전략 추진
산업·데이터 맞춤 API 발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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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 본사 / 사진 = NH농협은행

△ NH농협은행 본사 / 사진 = NH농협은행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 NH농협은행은 소규모 핀테크 기업이 관리하기 어려운 큰 규모의 투자금을 에스크로(Escrow) 형태로 예치한 뒤 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의 고유자금과 거래고객의 예치금을 분리해서 운영하면 스타트업의 법적 리스크에서 고객의 예치금도 보호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결제와 송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금관리 예치금API’를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이 이같은 산업별 맞춤형 API 발굴 등을 통해 올해 디지털 마케팅 전략으로 ‘ACIO(All connected, In & Out)’를 추진한다.

은행 업무의 오픈소스화 가운데 언제 어디서나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형 뱅킹(BaaS·Banking as a Service)’을 공략하며 대형 IT플랫폼사와 업무협력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 ‘TO·BE’ 플랫폼 향해 전진

NH농협은행은 8일 “NH 핀테크 디지털 플랫폼 전략으로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ACIO)’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유럽연합(EU) 12개국에 ‘PSD2(Payment Services Directiv e2)’가 시행되면서 은행의 고객 데이터 독점이 깨진 이른바 ‘오픈 뱅킹’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물론 ‘PSD2’에서도 고객 계좌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대신, 로그인 정보·공인인증서·OTP(일회용 패스워드) 등 개인 보안인증 자료를 활용하는 일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플랫폼 전략을 살펴보면 ‘TO·BE’를 키워드로 하고 있다.

‘TO 플랫폼’은 다양한 외부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고객을 확대하는 것이고, ‘BE 플랫폼’은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다.

NH농협은행 측은 “금융플랫폼 전략을 통해 BaaS를 제공하고 디지털 고객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형 뱅킹’을 위해 NH농협은행은 올해 연결을 통한 가치 창출에 집중키로 했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먼저 다른 업종과 맞춤 연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산업 별 맞춤형 API를 발굴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앞서 P2P(개인간)금융업체에 공급한 ‘P2P 자금관리’처럼 최적화된 API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또 내·외부 데이터를 활용한 API를 출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NH농협은행 계좌정보와 외부 개인정보가 합쳐진 ‘본인인증 API’ 같은 ‘결합 API’를 제공할 수 있다.

대형 IT 플랫폼사와 업무협력 등을 통해 ‘NH스마트고지서’같은 신규 제휴도 추진할 수 있다.

특화 분야에 대한 연결도 확대키로 했다. 농업 핀테크, 블록체인 등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해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BM)로 연계 발전시킬 방침이다.

농협은행, 디지털 연결로 ‘서비스형 뱅킹’ 공략

◇ 오픈플랫폼 표준화 협의 착수

국내·외에서 ‘오픈 뱅킹’ 흐름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플랫폼 기반의 아마존·페이스북·알리바바와 같은 IT 대기업에서 금융서비스에 진출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은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고객의 재무데이터를 보유하면서 기존 금융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이미 NH농협은행이 지난 2015년 말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말 현재 ‘NH핀테크 오픈플랫폼’에서 125개 API가 공개됐다.

지난해 말까지 오픈플랫폼 거래량도 165만건, 거래금액은 6300억원에 달한다.

‘NH핀테크 오픈플랫폼’에서 금융 API뿐만 아니라 전문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 API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 생태계 확장을 위해 다른 은행들도 오픈 API 정책에 합류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올해 2월 독자적인 오픈플랫폼을 구축하고 사이버환전, 원큐(1Q) 오토론, 금융정보 조회, 영업점 찾기 등 40여개 API를 공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7월 출범을 목표로 웹사이트 형태의 오픈 API 플랫폼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대구·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에서도 API 도입을 발표하고 ‘오픈 뱅킹’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오픈 플랫폼 표준화 협의도 진행되고 있다. 기술과 보안 부문에서 API 표준화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은행권 API 기술 표준화 추진에는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두 곳이 참여하고 있다.

또 금융보안원 주관 은행권 보안 프로세스 표준화 추진 협의에는 총 6곳 은행(NH농협·신한·KB국민·KEB하나·우리·광주)이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금융당국도 지난 3월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권 공동 오픈 API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금융회사 개별 오픈 API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 하반기까지 국내·외 오픈 API 구축사례를 조사하고, 보안점검 가이드 등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같은 금융권의 ‘개방형’ 강화 태세는 “외부자원과 공동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오픈 API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판단”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금융업계에서는 “API 관련 보안 부문 제약사항이 많다”는 인식이 적지않다.

그럼에도 “제도적인 부분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오픈 뱅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연결을 통한 금융환경의 변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2018년 금융결제시장 분석 및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금융결제 시장 흐름을 나타내는 키워드는 모바일 결제 보편화, 초연결 지능화 인프라 강화, 디지털통화의 방향성 모색, 비금융회사의 결제시장 참여 확대 등이다.

기존 은행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금융결제 서비스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핀테크 기업 등 비금융회사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간편결제나 송금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결제 서비스 시장은 경쟁·개방·혁신의 패러다임에 따라 신기술과 금융간 접목이 지속되면서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초연결 환경이 도래하면서 타 산업과 유기적인 관계를 보이며 발전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규선·이한욱 금융결제원 금융결제연구소 전문연구역은 “소셜 미디어, 모바일 뱅킹 등 모바일 채널 이용으로 생성되는 금융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를 이해하고 개인화된 고객 맞춤형 금융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 데이터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과 접목되고 연결 기기가 늘어날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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