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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과 '대립각' 세운 최흥식 원장 결국 낙마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18-03-12 21:31

취임 초기부터 '하나금융지주' 겨냥 '관치' 논란
주총 2주 앞두고 조사 확대 하나금융지주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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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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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채용비리 연루 의혹으로 전격 사의를 표명한 최흥식닫기최흥식기사 모아보기 원장이 하나금융지주와의 대립각에서 제 발등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결정할 주주총회를 2주 앞두고 하나금융지주 출신인 최흥식 원장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나금융지주도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김정태 회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간 대립에서 김정태 회장의 승리라는 의견도 있으나, 채용비리 조사가 확대되면서 김정태 회장 '3연임' 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최흥식 원장 사퇴로 금융감독원, 하나금융지주 모두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흥식 원장은 김정태 회장 전임 하나금융지주 회장인 '김승유 라인'으로 꼽힌다. 최 원장은 2014년 김승유 전 회장이 정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고문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하나금융지주에서 떠나게 됐다. 이후 작년 최 원장이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김정태 회장과 금융당국 수장, 피감독기관 수장으로 만나게 됐다.

최흥식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하나금융지주를 겨냥한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에 지배구조 관련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으며, 금융지주 지배구조 검사를 실시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에는 아이카이스트 불법대출 의혹 등을 조사중이니 회추위 일정 연기도 요청했으나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기존 일정대로 회추위 일정을 진행, 김정태 회장이 최종 회장 후보에 낙점됐다.

아이카이스트 대출 검사 결과 의혹을 밝히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자 이후에는 '채용비리 카드'로 하나금융지주에 다시 칼을 빼들었다.

채용비리 조사 결과, 하나은행은 22건의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흥식 원장과 김정태 회장이 악연이라는건 전 금융권이 아는 사실"이라며 "최흥식 원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는 금융감독원장 지위를 이용해 개인 원한을 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고강도 검사가 지속되자 일각에서는 금융기관 수장 선정에 당국이 관여하는 '관치'라는 지적이 잇따르며 김정태 회장에게 유리하게 상황이 돌아갔다.

10일 주간조선이 최흥식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한 지인 아들 채용과정에 개입해 합격시켰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최 원장은 이에 대해 "채용 관련 연락이 와서 단순히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력 부인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졌다.

12일 최 원장은 '특별검사반'을 구성해 본인도 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나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의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김정태 회장에는 최흥식 원장 사의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채용비리 조사가 확대되면서 검사 결과에 따라 연임가도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검찰이 수사 중인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에서 KEB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사례가 적발돼 김정태 회장 3연임 청신호는 노란색으로 바뀐 상태"라며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당연시하려는 물타기 시도가 있다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태 회장이 연임한 이후에도 금감원장과 대립각을 세운 만큼 하나금융지주 경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금융감독원과 갈등을 빚고 있어서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검사를 강화하거나 인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하나금융지주 노조에서 김정태 회장 연임 반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향후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서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 대행체제 하에 '특별검사반'을 운영해 진상을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되면서 신뢰도와 권위가 추락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채용비리를 저지른 기관이 금융기관의 채용비리를 검사 주체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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