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신한은행은 "20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적용하기로 한 계좌 실명확인시스템을 당장 시행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더는 발급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정책의 일환인 계좌 실명확인시스템은 가상화폐 거래 시 거래소의 고객이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하는지, 거래소의 법인계좌와 동일 은행인지를 확인 후 입금 주문을 체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정부의 권고에 따라 은행권은 해당 부서에서 이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으며, 20일 이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갑작스러운 무기한 연기 발표에 실명거래제도 도입이 묘연하게 됐다. 신한은행의 결정은 전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안 입법 추진 계획' 발표 및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의 법무부 결정 지지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기존에 가상계좌 제공 계약을 맺고 있던 빗썸, 코빗 등에 공문을 보내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정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기 발급된 가상계좌는 오는 15일부터 입금을 금지하겠다고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듣고 분노한 투자자들은 각종 코인 투자 관련 사이트에서 "신한은행 해지, 가즈아"를 외쳤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신한카드 통장 다 해지. 너희들부터 내가 거부한다"(opm*****), "점심시간에 해지하러 가야겠다"(znx*****), "신한은행과 거래 끊는다"(ssi*****), "신한은행 말 실수 했다. 나도 카드 해지"(ceb*****)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신한은행과의 거래를 끊었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