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일 신년사를 통해 “신규 수주하는 제품의 가격은 최고점이던 시절에 비해 30~50%까지 하락했지만 제품 건조에 들어가는 자재비 인상과 고정비 증가 영향으로 흑자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경영방침으로 △파괴와 창조를 통한 미래 준비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기반을 둔 경영체계 구축 △수익과 품질 중심의 내실 경영 △자부심 넘치는 DSME 만들기 등을 내세웠다.
정 사장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현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길을 찾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첨단 조선소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과 생산성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두 차례 수주 실패는 재무적인 위기 상황을 극복하더라도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기술력에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가르쳐줬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기반을 둔 경영체계를 구축해 부실과 부정의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우조선은 부분적으로는 강하고, 위기 상황에서 임기응변과 각각 개인의 역량은 매우 뛰어나다”며 “이러한 역량들을 모아 프로세스를 만들고 시스템화하지 못하다보니 담당자가 바뀌면 관련 노하우는 사라지고 매번 같은 실수가 반복되곤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표준과 절차에 기반을 둔 업무 프로세스를 정착하고, 이와 관련한 전략과제의 끈질긴 실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품질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내실경영도 정 사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그는 “고객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을 확보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이렇게 확보된 수익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회사가 채권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대우조선해양 그리고 자회사와 협력사 임직원 여러분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회사는 주변의 많은 도움과 임직원 여러분의 희생 덕분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제때 인도하기위해, 채무조정을 위해, 신규수주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렇지만 온전하게 우리의 능력이 아닌 외부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웠던 현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회사를 튼튼한 기반위에 올려놓겠다는 새로운 각오로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았으면 합니다.
이제 우리는 어둡고 힘들었던 시기를 이겨내고 터널의 끝에 서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터널이 끝나도 마냥 편안한 꽃길이 펼쳐져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 경영환경을 보면 여전히 녹록치 않습니다.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강세를 보이며 원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신규 수주하는 제품의 가격은 최고점이었던 시절에 비해 30~50%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렇지만 제품 건조에 들어가는 후판 등 자재비 인상과 원가에서 차지하는 고정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흑자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올 한해는 우리에게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가는 도전의 해가 될 것입니다. 영업을 위한 시장 환경은 만만치 않지만 지난해 실적보다 도전적인 목표를 가져갈 것입니다. 매출과 수익 또한 최적화된 회사의 규모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 현실을 극복하고 당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분께 네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파괴와 창조를 통한 미래 준비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기술력에 있어서만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며 자만심에 빠져있을 때 유럽의 크루즈 전문 조선소들은 새로운 용접기술과 자동화 공법으로 무장하고 2025년까지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지난해 경험했던 두차례 수주실패는 재무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하더라도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기술력에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가르쳐 줬습니다.
5% 개선은 힘들지만, 50% 개선은 가능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혁신입니다. 혁신도 그냥 혁신이 아니라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현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길을 찾는 파괴적 혁신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도 첨단 조선소 구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생산성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기반을 둔 경영체계 구축입니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관리체계가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우조선해양은 부분적으로는 강하고, 위기 상황에서 임기응변과 각각 개인의 역량은 매우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역량들을 모아 프로세스를 만들고 시스템화하지 못하다보니 담당자가 바뀌면 관련 노하우는 사라지고, 매번 같은 실수가 반복되곤 했습니다. 그러다보면 부실과 부정이 발생할 확률도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에 구축했던 시스템을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업무프로세스를 정착시킬 계획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춰 놓아도 실무자가 제대로 입력하지 않으면 모두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표준과 절차에 기반을 둔 업무프로세스를 정착하고, 이와 관련한 전략과제의 끈질긴 실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내야 하겠습니다.
셋째, 수익과 품질 중심의 내실경영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채권금융기관의 도움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병든 부위를 도려냈다는 얘기입니다. 진정한 건강의 회복은 지금부터입니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일시적으로 회복된 건강마저도 다시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고객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을 확보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수익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회사가 채권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외부와 약속한 자구계획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믿고 회생의 기회를 준 국민 여러분께 “그때 대우조선해양을 살린 결정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라는 자부심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자부심 넘치는 DSME 만들기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일지라도 그것의 달성여부는 결국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개인들의 몫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영방침도 결국 대우조선해양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분 모두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리고 자부심을 갖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 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핵심가치인 신뢰와 열정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혁신은 튼튼한 기본기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기본과 원칙이 우선시 되는 일터, 안전하고 활력이 넘치는 일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갑시다.
자랑스러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여러분
여전히 우리를 향한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저는 여러분의 눈물과 헌신 속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아오겠다는 결의를 봤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과제들을 해결하고, 우리에게 등을 돌리며 뒤돌아섰던 국민 여러분의 마음도 되돌릴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끝으로 여러분께 안전과 윤리에 만전을 기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항상 유지한다면 회사의 경영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훨씬 풍성해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 한해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