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즈음 몰아쳤던 은행권의 인수합병(M&A) 이후, 이제 금융지주사가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M&A를 물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 이른바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로 불렸던 은행들은 이제 한 곳도 남지 않았고, KB국민·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 등이 주요 시중은행으로 꼽히고 있다. 신한이 조흥을, 국민이 주택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고 이후 신한금융지주는 LG카드를, KB금융지주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차례로 인수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은행쪽은 이미 글로벌 부문을 조준하고 있고, 비은행 부문의 사업 재구축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특히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곳은 'M&A 잔혹사'를 마감한 KB금융지주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 사진제공= KB금융지주

금융업계에서는 최근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역시 KB금융지주의 M&A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으로 풀이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이에 대해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앞서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의 재임기간인 지난 2016년 2월에 3000억원, 같은해 8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고, 이때 사들인 자사주 2155만주 가운데 444만주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주식교환에 활용된 바 있어서 시장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관리의 신한’으로 불리는 신한금융지주도 '리딩 경쟁'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근 조용병닫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사진제공= 신한금융지주
이로인해 업계에서는 손해보험 등 비은행 부문 매물이 거론될 때마다 금융지주사들의 행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공통적으로 '좋은' 매물이라면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다만 근시일에 바로 M&A가 가속화될 지 여부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의 경우 IFRS17(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는 2021년에 일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현재가 적절한 타이밍인 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금융사 별로 보완이 필요한 업권의 M&A 추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