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지난 1995년 이후 정경유착 관련해 3번의 사과와 쇄신안을 발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1995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2002년)’, ‘기업별 로비대상 정치인 할당사건(2011년)’이 발생한 뒤 전경련은 쇄신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경련이 발표한 쇄신안은 ‘공염불’이 됐다.
우선 지난 1995년 11월에는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은 “음성적 정치자금은 내지 않겠다”며 ‘경영풍토쇄신특별위원회(1995년 12월)’를 발족시켰다. 다음해인 1996년 2월에는 ‘기업윤리헌장’을 공식 선포, 첫 번째 전경련 쇄신안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련과 재계의 정경유착은 20여년의 시간동안 이어졌다. 지난 2002년에는 그 유명한 ‘차떼기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회창 후보가 대기업들로부터 총 823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기업들은 돈과 함께 이를 운반했던 차량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회창 후보 캠프에 뇌물을 준 사건이다.
사건 발생 이후 손길승 당시 전경련 회장(SK그룹 회장 겸임)은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회장직을 사임했다. 2003년 9월 손 회장은 ‘기업 내 부패방지를 위한 경제인의 다짐’을 결의하고 그해 10월 회장직을 물러났다. 손 회장의 사임 이후 2003년 12월. 전경련 회장단은 ‘불법정치자금 관련 사과’를 실시했다.
차떼기 사건의 후폭풍은 2004년까지 이어졌다. 강신호 당시 전경련 회장(동아제약 회장 겸임)은 ‘기업의 사회적책임 실천 계획’발표와 함께 4개 경제단체들과 ‘불법정치자금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허창수 현 회장의 체제에서도 ‘최순실 게이트’ 외 정경유착은 발생했다. 2011년 기업별 로비대상 정치인 할당사건이 그 것. 전경련이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에게 접촉 정치인을 할당해 집중 로비를 시도한 사건이다.
주목할 것은 사건에 대응하는 전경련의 방안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안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당시 허창수 회장은 사건 대응책으로 “해리티지 재단과 같은 민간 싱크탱크 변신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뿐만 아니라 2년 뒤인 지난 2013년 4월에는 조직혁신을 위해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전경련 발전위원회’를 발촉시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전경련은 그간 정경유착과 불법 정치자금 제공으로 국민들로 지탄을 받아왔다”며 “그 때마다 대국민 사과와 쇄신을 약속했지만, 어떤 변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