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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역할론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16-12-2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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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역할론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올해 첫 취임한 이순우닫기이순우기사 모아보기 저축은행중앙회장의 행보는 ‘종횡무진’이다. 첫 민간출신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역대 회장 중 가장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회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회 임직원 조차도 이순우 회장이 오늘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다. 특히 출근하면 가장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사람이 이순우 회장이라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중앙회 한 임원은 “회장님이 항상 큰 목소리로 먼저 인사하신다”며 “활기찬 목소리로 하루를 시작해 회장님을 보고 있으면 사기가 북돋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부 평가처럼 외부 평가도 좋을까. 외부에서 이순우 회장에 대한 평가는 ‘밍숭맹숭’이다. 잘한 일도 있지만 그렇게 잘한 일인지 모르겠고, 못하지도 않았지만 이순우 회장의 행보가 업계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중앙회가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순우 회장이 대외 활동에만 치중하고 실질적으로 저축은행 업권 규제완화, 금리 인하 방어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 저축은행 관련 규제완화로는 펀드판매, 골드바 판매, 할부금융 부수업무 허용 등 3가지다. 저축은행의 새 먹거리 활로가 열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업계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규제완화는 아니라고 말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규제완화된 부분은 이전부터 추진된 것으로 실질적으로 이순우 회장의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순우 회장이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저축은행 대표가 가진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이순우 회장은 예금보험료 인하, 신용등급체계 시정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순우 회장의 행보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로 저축은행이 가지는 부담을 금융당국에 적극 전달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은 저신용자이므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중앙회에서는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내렸으면 한다는 말만 한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업계의 애로사항에 대해 적극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순우 회장 입장에서는 70개가 넘는 저축은행 회원사를 아우르는 결정을 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첫 민간은행 출신으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어려움도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순우 회장이 선택한 전략이 ‘스킨십‘인 듯 보인다. 그는 지방 저축은행 대표 행사에도 직접 참석해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내부문화가 관료사회라는 점도 민간 출신 이순우 회장이 혁신해야 할 과제인 듯 보인다. 이순우 회장의 행보가 과실만 있는건 아니다. 이순우 회장의 노력으로 저축은행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다. 1사 1교 확산이 그 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부실 금융기관’이라는 주홍글씨가 당시 사태에도 살아남은(?) 저축은행에게도 찍혀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저축은행의 손길에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순우 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본인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다. 이순우 회장은 신일여중·고등학교 이사장을 직접 만나 1사1교를 제안해 성사시켰고, 과거와 달리 저축은행도 활발하게 1사1교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이순우 회장이 대외적인 활동을 많이 하며 저축은행 이미지 개선에 기여했다”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업계에서는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우 회장은 연계영업 교두보도 마련했다. 우리은행 출신인 그는 우리은행과 저축은행 연계영업 협약을 맺고 ‘ISA예금’, ‘ISA적금’을 출시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의 연계영업은 이순우 회장이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순우 회장의 지금까지 행보가 초석다지기였다면, 남은 2년 임기는 업계 실질 이익 증진에 집중해야 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엄밀히 말하면 ‘이익단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많아지다보면 회원사의 이익보다 금융당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순우 회장의 저축은행중앙회는 금융당국의 목소리가 아닌 저축은행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앙회여야 한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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