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이 어려운 가운데서 중소기업대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지난달 추석 특수를 맞아 활발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7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 6월 이후 최대폭의 증가분이다.
올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중기 원화대출은 지난 6월 8조1000억원이 늘어 정점을 이뤘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의 중기대출감독 강화로 7월(3조1000억원)과 8월(3조9000억원)에는 주춤했지만 9월 들어 다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34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추석자금 수요가 많았던 데다 은행이 적극 대출취급에 나섰고 전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금 결제 이월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원화대출도 단기운영자금을 중심으로 1조8000억원 늘어 지난 4월 1조9000억원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을 합한 은행권 원화대출은 지난달 9조6000억원 늘어 지난 4월 9조8000억원 증가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6월 7700억원 이후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월 급증했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은 9월 6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신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전월 2조8000억원 증가한데에 따른 역기저효과도 어느정도 작용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부진으로 300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지난달 기업어음(CP)은 1조4000억원, 회사채는 5000억원 순상환됐다.
은행들의 CD발행은 1조1000억원 증가, 전월 4조8000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속도가 다소 완화됐지만 은행채는 3조8000억원 늘어 지난 3월 4조1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CD와 은행채 발행은 이어졌지만 9월 분기를 마감하면서 원화 유동성비율 관리라는 요인이 생기면서 만기가 긴 은행채 발행에 보다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 예금 증가에 힘입어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월말이 휴일인 관계로 결제가 이월되면서 요구불을 포함한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5조1000억원 정도 증가, 지난 6월 8조2000억원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
정기예금의 경우 법인들이 추석 상여금 지급을 위해 자금을 인출하면서 2조4000억원 감소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