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내년부터 시행될 자산운용업법 및 퇴직연금제도, 공자금 투입 공론화와 해외 매각 성사 가능성 등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3투신 문제, 피델리티 등 해외 유수 투신사의 국내 시장 진출 등 투신시장의 일대 변혁을 가져올 만한 사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아무런 대비없이 안주해 있을 경우에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관련기사 5면
이에 따라 국내 투신운용사들은 인수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 전문운용분야에 대한 특화 등 갖가지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업계는 자산운용업법과 퇴직연금제 등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해 기대반 걱정반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될 경우 시장참여자의 증가로 관련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이로 인해 시장이 급성장하겠지만 은행 등 새로운 운용주체의 시스템이 정비돼 갈수록 영세한 투신운용사는 그만큼 먹을 파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제 또한 새로운 연금운용시장이 오픈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경쟁력 없는 운용사가 가져갈 몫은 없어 보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요즘 왠만한 중대형 투신사라면 자산운용업법이나 퇴직연금제도를 대비하는 전담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 가동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빠르면 한두달 내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는 현투 해외매각문제는 투신업계 지각변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부실 투신사의 해외 매각이라는 의미를 넘어 투신권의 판을 새로 짜야하는 복잡한 양상이 벌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이 지배적인 견해다.
한국을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자 하는 푸르덴셜의 야심이 단순히 현투만을 손에 넣고 말기엔 뭔가 석연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은 푸르덴셜이 현투와 제투를 모두 매입해 수탁고 26조의 초대형 투신사를 탄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투신권 인수 합병에 대한 갖가지 설들이 단지 설에 그쳐 온데 반해, 최근 조흥투신과 신한BNP파리바투신의 합병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투신 합병이 성사될 경우 수탁고 10조의 대형투신사가 또하나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대형투신사들의 등장은 삼성 등 기존 투신사들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산운용업법 등의 시행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허용되면서 이의 운용을 전문적으로 특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이 부동산전문운용사 설립을 준비 중에 있으며, 평소 이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온 대우증권도 내부적으로 수익모델 찾기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