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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하이닉스債 ‘싹쓸이’

배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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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10-01 21:35

“비뚤어진 투자자 인식이 국부유출 초래” 비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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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보유분 추가 매입 추진



씨티그룹이 또다시 하이닉스채권 매입에 나섰다. 지난 달 1차로 투신권 등에서 4300억원어치의 하이닉스채를 매입한 바 있는 씨티그룹은 이번에는 매각이 가능한 나머지를 몽땅 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매입의 대상이 되는 하이닉스채권은 지난달 씨티그룹이 투신권으로부터 1차로 매입했던 3600억원어치를 제하고 남은 2400억원 규모다.

매각 조건은 지난 1차때에 비해 약간 개선됐다. 1차 매각 당시에는 액면가의 30%에 7, 8월 수취한 이자 등을 제하고 28.5%였다.

이번에는 7, 8월 수취한 이자가 포함돼 액면가의 29%선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때에 비하면 0.5% 정도를 더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에 씨티가 투신권 하이닉스채 잔여분을 모두 사겠다고 했지만 투신권 반응은 1차 매각 당시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하이닉스채권은 부실채권으로서, 펀드 운용의 걸림돌로 여겨져 공모 사모를 불문하고 이 채권을 팔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은 하이닉스채를 굳이 팔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운용사도 많이 생겼다.

무엇보다 최근 하이닉스가 흑자 반전에 대한 기대가 생길만큼 회복 기미를 뚜렷히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씨티가 액면가의 30%에 불과한 금액으로 이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것에 대해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서울투신 등 일부 투신사의 경우 하이닉스채권을 아예 내놓지 않기로 한 곳도 있고, 사모펀드 중 기관이 원하는 경우에만 팔기로 한 곳도 있다.

이에 따라 씨티가 이번에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닉스채권의 규모는 1500억원어치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모 운용사 관계자는 “요즘 하이닉스의 상황과 저금리추세를 고려해 보면, 매년 높은 이자수익을 내주는 하이닉스채가 오히려 효자가 됐기 때문에 굳이 채권을 팔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하지만 사모펀드에 가입한 기관투자자들이 하이닉스채권을 무조건 팔아 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증권사 등 기관들이 하이닉스에 대한 꾸준한 팔로우업(follow up)없이 무조건 하이닉스채권을 처분하기를 원하는 상황을 씨티가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기관들의 행태가 하이닉스채권을 헐값에 외국에 내다팔도록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씨티가 하이닉스채권을 액면가 대비 29% 수준에서 매입하게 될 경우, 비록 표면금리가 6.5%이긴 하지만 실질적인 수익률은 연 21.6% 이상이 돼, 만기인 2006년 말까지 이자수입으로만 투자 원금의 70% 정도를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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