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II AA+ 3년물 평균 금리 /출처=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이미지 확대보기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탄핵정국 여파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완규닫기정완규기사 모아보기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 4일 새벽 비상회의를 열었으며, 일부 카드사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리스크를 점검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비상계엄령과 탄핵정국이 사회·시장 전반에 미치는 리스크가 있다면 카드사도 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 몇년간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가 오르자 조달 비용이 오른 바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올 초 발표한 '2023 여신전문금융사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국민·현대·삼성·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2조3158억원으로 같은 해 수익(4조480억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3.25%에서 3.0%로 인하했지만 탄핵 정국에 들어서며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여전채 금리는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가 집계한 지난 6일 금융채 II AA+ 3년물 평균 금리는 3.104%로 전년동일(4.123%) 대비 1.019%p 하락했다.
이번 정국으로 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실제로 여전채 금리는 비상계엄이 일어난 6일, 전일(3.08%) 대비 2bp 상승한 3.10%로 나타났다.
업계는 금리 인상에 대비해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시장 상황과 정국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을 통해서 최적의 조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여전채 시장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심각한 경기 침체로 접어들어 전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여전채 금리가 함께 인상될 수 있지만, 크레딧 리스크가 분출되지 않으면 발행엔 무리가 없을 거라는 진단이다.
여전채 태핑(사전조사)도 문제가 없다는 게 IB업계 중론이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하나카드 3200억원 ▲롯데카드 2700만원 ▲삼성카드 2100억원 ▲우리카드 1700억원 ▲현대카드 1000억원 ▲신한카드 300억원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여전채를 무리없이 발행했다.
문제는 '가산금리'다. 여전채는 시장경색 상황에서도 발행은 이뤄지지만, 가산금리가 크게 확대된다. 크래딧 금리는 크레딧 스프레드에 국채 금리를 더한 값으로 책정된다. 때문에 스프레드가 확대와 국채금리 인상 여부가 관건이다. 채권정보센터가 집계한 지난 6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20%로 전일 대비 1.7%bp(1bp=0.01%포인트) 올랐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를 하고 있지만 대체로 매매되는 것들에 대해 크레딧 크런치(신용경색)와 관련된 이슈가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라며 "여전채 발행과 관련돼 가산금리를 크게 줘야 하는 등 조달 금리 인상 이슈는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