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BSI 및 영향요인 변화 추이 /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미지 확대보기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6.4포인트 상승한 75.6으로 나타났다. CBSI가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을 웃돌면 그 반대다.
지표별로 살펴보면 주택지수는 76.9로 전달보다 14.6포인트 올랐으며, 비주택건축지수는 70.2로 4.4포인트 상승했다. 토목지수는 72.3으로 6.4포인트 하락했다. 공사대수금지수는 84.7, 자금조달지수는 82.5로 전달보다 각각 2.6포인트 4.7포인트 올랐다.
CBSI가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70선이라는 점에서 체감 건설경기는 좋지 못한 상태다. 건산연 이지혜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 쪽에서 신규 수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지수가 100을 하회한다는 것은 경기가 악화됐다고 한 답변이 더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릿고개를 버틸 여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현금성자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엘리베이터 제조 자회사인 GS엘리베이터에 이어 신사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알짜 자회사 GS이니마까지 매각 추진에 나서는 등 자회사 정리에 나섰다. GS이니마는 기업 가치가 약 1조3000억~1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스페인에 거점을 둔 종합 수처리 회사다.
SK에코플랜트는 역시 지난달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의 주식 922만3555주를 SKS 프라이빗에쿼티(SKS PE)에 매각했다. 구주 매각으로 13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건전성을 높이려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해석됐다.
이마트는 그간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신세계건설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들어 1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섰지만 신용등급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며 고전했다. 실적 역시 지방 사업장의 미분양으로 인한 부동산PF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난해 1878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냈고, 올해도 영업적자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그나마 덩치가 큰 대형사거나, 모기업이 뒤에 있는 중견 건설사들은 버틸 여력이 있는 편이다. 중견기업(64.5)과 중소기업(62.5)의 CBSI는 전체 평균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폐업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산업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0월 14일까지 폐업신고된 건설업체는 총 2677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종합건설업체는 450건으로 직전해 435건보다 늘었다. 2022년에는 같은 기간에 244건의 폐업신고가 있었다. 불과 2년 사이 폐업신고에 나선 건설업체가 200개가량 늘어난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건설업 재정 지표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4분기 건설업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3.24%로 지난해 2·4분기 3.40%보다 0.16%p 떨어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2·4분기 3.35%에서 올해 2·4분기에는 2.97%로 0.38%p감소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역시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지난달 1만6461가구로, 전월보다 2.6%(423가구) 늘었다. 13개월 연속 증가세인 것은 물론, 2020년 9월(1만6883가구)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