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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0월 금리 인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채권시장의 경계감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0-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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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자율 시장에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강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 상황이 여의치 못해 10월 인하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평가들도 많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는 지난주 인천 연수원에서 7월의 성장률 전망치(2.2%) 달성이 녹록치 않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0.4%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0.04%)를 보이기 전까지 낮은 물가에 대해 '안정적'이라고 하던 정부까지 나서서 디플레 우려 차단에 나서야 했다.

이런 상황들은 10월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실어준다.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10월 인하를 당연시하면서 이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혹시라도 10월에 금리가 동결되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수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10월 금리 인하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후의 추가인하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만에 하나 10월에 금리가 동결된다면, 채권시장은 큰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 10월 금리 인하 이후...추가 인하 기대감이 관건

한국은행 금통위가 이달 16일 금리를 내리면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내려간다. 이후 추가 인하와 관련해 한은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내려가고 1%에 가까워지면서 금리 인하 여력에 대한 논란은 커질 수 있다. 시장엔 10월 인하를 당연시 하면서 한은이 여력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시하는 시각이 많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10월 인하 뒤 내년 초 곧바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면 장이 강세 무드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한은이 당장 추가 인하와 관련한 시그널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추가 인하 시그널을 주더라도 일단 12월은 돼야 할 것 같다. 투자자들도 당장 뭘 더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번에 인하를 한 뒤 추가 인하까지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일반적 분위기 아니냐"라면서 "내년 1분기에 금리를 바로 내리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트레이딩 북도 더 지르기 어려울 것이다. 보험사는 금리 오르라고 응원을 하게 돼 있다. 은행 쪽이 더 살 수 있지만, 북클로우징 문제도 있는 데다 추가 인하를 베팅하면서 살 수 있느냐 의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의견들은 한은이 10월 인하 뒤 뜸을 들일 것이기 때문에 채권이 강세 무드를 끌고 가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실어준다.

하지만 국내 경기와 물가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가 한층 강해져 10월 인하 뒤 추가 인하 무드가 형성될 경우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D 운용사 매니저는 "호주가 금리를 내리고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 쪽에선 ISM 제조업지표가 망가지면서 채권 매수 분위기를 띄웠다"면서 "유럽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까지 힘들어지면 국내의 추가인하 기대감도 생각보다 빨리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전한 채권시장 레벨 부담 속에 크레딧은 다시 각광 받을 수 있을까

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시장금리들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에 따라 레벨 부담 문제도 상시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레딧 시장은 9월까지 약세를 이어가면서 신용 스프레드 확대 양상을 보였다.

회사채 AA- (3년) 스프레드는 전월대비 3.4bp 확대된 42.1bp를 기록했다. 8월부터 확산된 대내외 변수와 국내 수급 이슈가 크레딧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MBS 미매각 사건 등 안심전환 관련 이슈, 독일·영국 금리 연계 DLS 손실에 따른 여전채 불안 등이 크레딧물에 대한 경계감을 연장해 왔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분위기가 바뀐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상황이 주목된다. 일단 최근 부진에 따른 높아진 금리 레벨이 일단 투자 매력 포인트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크레딧물은 최근 높아진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절대금리 측면에서의 투자매력은 높아졌다.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여력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분기말 이후 기관들의 매수여력도 소폭 회복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시장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4분기 초 크레딧 시장 회복 무드가 길게 가기 어렵다는 진단도 보인다. 가격 메리트는 있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낮다는 조언도 보인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초중반 캐피탈 게인을 목적으로 한 1, 2년짜리 중단기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금통위 이후 추가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고민과 해소되지 않은 수급 부담으로 10월 말 재차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DLS/DLF 사태 영향이 진정되고, 안심전환대출 MBS 자체만으로 큰 부담은 아니지만, 또 다른 수급 부담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대율 개선에 따른 은행권의 선택을 봐야 한다. 안심전환대출로 예대율 여력이 생기는 은행들은 19.1조원 수준의 대출 확대가 가능하고 예수금이든 은행채든 조달 니즈가 발생한다"면서 "4분기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면 시장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회사채 금리가 국고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당히 높다는 점 등은 메리트라고 진단했다. 일드 레이쇼가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점 등이 저가매수 차원의 회사채 매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 보수적 대응 의지..북 클로우징과 연말 연초의 수급 경계감

투자자들은 연말, 연초의 일정표를 감안하면서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10월 인하 이후 연내에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살아날지 여부, MBS나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 확대 등 수급 문제 등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욕심을 내기 보다는 올해 번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도 강해 보인다.

C 운용사 매니저는 "연말 북클로징 일정을 감안해야 한다. 장이 강해지면 정리하려는 욕구들이 강해질 것"이라며 "사람들이 착각할 수 있는 문제가 수급이다. 경기가 안 좋고 채권에 우호적인 여건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이미 노출돼 있는 재료"라고 밝혔다.

또 한은의 10월 금리인하 이후 다들 보수적으로 나올 수 밖에 환경이라는 평가들도 적지 않다.

E 증권사 관계자는 "미중 협상이나 경기둔화 우려 지속 여부 등을 봐야 하지만, 일단 10월에 금리를 내리고 나면 올해 추가 인하는 어렵다고들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일시적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추세적으로 강세 무드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F 증권사 관계자는 "좀 멀리 있는 재료처럼 보이지만, 내년 국고채 발행이 상당히 늘어난다. 국채과에서 MBS-국채 분산발행 얘기도 했지만, 수급문제를 계속 살펴야 할 것"이라며 "내년 초엔 RP규제가 일부 증권사의 목을 조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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