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3종.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그런데 셈법이 이상하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 공장 출고가를 65.5원(6.45%) 올렸다. 그런데 각종 유흥시장에서 소주 가격은 1000원 이상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업소에서 소주 가격 인상 폭 조정은 전적으로 점주 마음이다. 출고가와 유통과정에서 인상되는 가격은 모두 합쳐 대략 100원 수준이다. 만약 업소에서 소주 한 병을 1000원 올려 받는다면, 900원에 영향을 미친 것은 소주 자체의 값과는 무관하다.
소주 한 병에 부과되는 세율은 약 55%다. 하이트진로는 3년 5개월 만에 참이슬 가격을 30원 올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 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했고, 3년여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참이슬 공장 출고가는 병당 1015.7원이다. 업소에 납품될 때 가격은 병당 1450원~1700원 꼴이다. 자영업자가 어떤 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받느냐에 따라서 약간의 가격 차이가 난다. 도매상이 취하는 수준은 적게는 434원, 많게는 684원이다.
다음 달 1일 출고가 65.5원이 올라 병당 1081.2원이 되면, 업소에 들어오는 참이슬 가격은 1550원~1800원이 수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 도매상이 올리는 가격은 최소 20원에서 최대 4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매점 900원 가격 인상에는 인건비 인상과 임대료 인상, 제반 물가 인상 등 복합적인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소줏값이 폭등했기 때문이 아니다. 질문을 하나 더 해보자. 소맥 1만원 시대는 정말 획일적으로 도래할까? 정답은 'NO'다.
하이트진로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기 전, 서울 홍대 등 임대료가 비싼 상권을 조사해본 결과 소주 5000원을 받는 곳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청담동 등 모처에서는 한 병에 1만원 이상 받는 곳도 있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값을 올려 받는 곳이 있는 반면, 납품가가 인상 돼도 참이슬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점주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이때다 싶어서(하이트진로·오비맥주가 제품값을 인상해서) 가격을 올리는 사업자들도 있겠지만, 당장은 물가를 봐가면서 가격을 유지할 생각"이라며 "올해 매상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서 소맥 2000원을 올리게 되면 (손님이) 먹을 술도 안 먹게 될까 싶다"고 말했다.
소위 음식점은 밥장사보다 술장사로 먹고산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식사류 대비 더 가파른 술값 인상은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또 카스·참이슬은 5000원인데, 하이트·처음처럼은 4000원으로 메뉴판에 적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고추장, 햇반 등 모든 먹거리가 합심한 듯 오른 상황에서 소맥 1만원 시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업계 관계자는 "'소맥 1만원 시대'라는 타이틀이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 무심한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