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적 변화와 자동차보험, 배상책임보험료 인상 요인 / 자료=보험연구원
이미지 확대보기대법원이 노동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운전자 고령화에 따라 자동차보험 등에 상승요인이 발생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과 김유미 연구위원은 ‘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자동차보험’ 리포트를 통해 가동연한 증가로 자동차보험 상실수익 보험금이 지난해 대비 1.2%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모씨 등이 수영장 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난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해 산정한 배상액을 다시 계산하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유지해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동자의 가동연한이란 '일을 했을 때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시점의 나이'로 사고 등으로 숨지거나 영구적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에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기 위한 척도로 활용됐다. 이는 경제규모 확대와 국민 평균여명 증가 등으로 실질 은퇴연령과 향후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연장되는 변화 등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실수익 보험금이란 사망하거나 후유장애를 입은 피해자가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을 일컫는다. 노동정년이 증가하면 '일을 하지 못한 기간'이나 '얻을 수 있었던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에 상실수익 보험금도 증가한다. 여기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또한 자동차보험 휴업손해와 상실수익 보험금 산정요소인 일용노임에도 추가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사고로 인한 부상을 치료하는 기간에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을 얻지 못한 '휴업손해'와 '사망후유장애 위자료' 등도 변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위원은 "앞으로 2년간 최저임금이 10%씩 인상된다면 자동차보험 하루평균 임금도 평균 7.0% 상승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책정되는 상실수익과 휴업손해 보험금도 늘어나면서 이는 보험금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중은 지난 2010년 5.6%에서 2017년 12.3%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60~69세와 70~79세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1인당 평균 대인보험금도 지난 2017년 기준 각각 535만4000원, 798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평균 234만2000원의 2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전 연구위원은 "고령 운전자 치료비가 증가하고 최저임금 상승은 향후 치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 간 합의에 따라 향후 치료비가 지급되는 관행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저임금 상승은 임금소득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교통사고 환자들의 사고로 인한 보상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 역시 해당 현안들을 표준약관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